[TV톡톡] ‘힙합의 민족’에서 ‘꽃할배’가 보인다
OSEN 강서정 기자
발행 2016.04.02 11: 00

‘힙합의 민족’을 보고 있으면 왠지 ‘꽃보다 할배’가 생각난다. 두 프로그램에서 ‘어르신들의 도전’이라는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할배들의 해외 자유여행, 할매들의 랩 등 어르신들에게는 쉽지 않은 일들이지만 이들 모두 도전에 성공했고 도전하는 중이다.
지난 1일 JTBC ‘힙합의 민족’이 방송된 후 시청자들의 반응 대부분은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할머니들의 도전이 아름답다’, ‘할머니의 열정 보고 반성했다’ 등이었다. ‘힙합의 민족’에는 김영옥, 최병주, 김영임, 염정인, 양희경, 이경진, 이용녀, 문희경이 출연하는데 평균 연령 65세다.
하지만 할머니 래퍼로 나선 이들은 젊은 사람들도 쉽게 따라 하기 힘든 랩에 도전했다.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할머니와 랩의 만남. 과연 할머니들이 랩을 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과 우려 속에서 시작된 ‘힙합의 민족’은 충격 그 자체였다.

그저 할머니들이 랩을 하는 모습이 ‘코믹’할 거라 생각했지만 그런 편견을 완전히 깨줬다. 뒤통수를 시원하게 한 대 맞은 것 같은 강도의 충격이었다. 할머니들은 도전에 진지했고 열정을 쏟았고 놀라운 무대를 만들어냈다.
힙합 프로듀서들 MC 스나이퍼, 피타입, 치타, 한해, 키디비, 릴보이, 딘딘, 주헌은 할머니 래퍼들의 무대를 보고 크게 놀라했고 극찬했다. 할머니 래퍼들은 이 무대를 위해 발음연습하고 힙합의 기초부터 배우는 등 오랜 시간 매달려 연습했다.
‘원조 할미넴’ 그리고 80세의 ‘힙합의 민족’ 맏언니 김영옥은 “가기 전에 한 번 도전해 본다고요”라는 랩으로 시청자들의 가슴을 울컥하게 했다. MC 스나이퍼는 김영옥의 무대에 “도전에 대한 갈망과 소통의 의지가 가슴에 깊게 와 닿았다”고 했다.
또한 MC 스나이퍼가 밝힌 ‘힙합의 민족’에 출연한 계기도 이 방송을 볼 수밖에 없는 이유가 됐다. 출연 제안이 왔을 때 거절했다면서 “출연하는 한 할머니 중에 죽기 전에 좋은 추억을 만들고 싶다. 주변에 이렇게 재미있는 게 많은데 도전하지 않고 살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는 말이 뇌리에 밝혔다”고 털어놓았다.
앞서 ‘꽃보다 할배’ 방송도 이순재, 신구, 박근형, 백일섭이 여행을 하며 “고생스럽지만 죽기 전에 언제 또 경험하겠냐”라고 한 것과 같은 맥락. 할머니들의 무대는 앞으로도 재미와 더불어 큰 감동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첫 방송 전까지만 해도 일부 네티즌들은 할머니가 랩을 한다는 얘기에 ‘힙합의 민족’을 비판했다. 하지만 방송 후 네티즌들의 응원이 이어지고 있는 걸 보면 할머니 래퍼들의 무대가 기대될 수밖에 없다. /kangsj@osen.co.kr
[사진] JTBC ‘힙합의 민족’ 화면 캡처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