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듀스 101’ 방송 내내 뜨거운 감자는 김소혜였다. 김소혜는 가요 기획사가 아닌 배우 기획사 출신으로 다른 연습생들에 비해 너무나 많은 분량을 차지하고 있다고 질타와 비난을 받아왔다. 아이오아이 활동 내내 김소혜는 악플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김소혜는 꿈을 꾸는 소녀로서 열심히 프로그램에 참여해서 국민프로듀서의 선택을 받아서 데뷔했을 뿐이다. 누군가의 자리를 빼앗지도 날로 먹지도 않았다. ‘프로듀스101’을 만든 것은 Mnet이다.
김소혜에 대한 가장 큰 불만은 부족한 실력으로 데뷔가 확정됐다는 것이다. 김소혜는 Mnet과 소속사 그리고 연습생 중에서 가장 힘이 없는 乙중의 乙로서 최선을 다했다. 연기만을 해온 김소혜를 걸그룹 데뷔 오디션을 위해 ‘프로듀스 101’에 밀어 넣은 것은 소속사일 확률이 높고 그런 김소혜에게 분량을 몰아줘서 논란을 만든 것은 제작진이다. 그렇지만 비난의 화살은 전부 김소혜를 향해있다.
김소혜는 ‘프로듀스 101’ 내내 정말 많은 눈물을 쏟았다. 매회 눈물을 쏟은 김소혜는 뛰어난 실력과 미모를 갖춘 연습생들 사이에서 자괴감과 싸웠다. 항상 본인이 가진 능력보다 더 많은 능력을 보여줘야 했고 엄청난 비난을 받고 있는 현실 때문에 아등바등 했다. 적어도 김소혜는 게으른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
누군가의 골칫덩이였던 F그룹 김소혜의 한 방은 ‘보름달’에서 터졌다. ‘보름달’ 이후 김소혜는 그동안 연기로 실력을 감춰온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살 정도로 확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Mnet이 아무리 분량을 몰아줬다고 해도 김소혜 스스로 성장하지 못했다면 데뷔에 성공하는 결과는 없었을 것이다.
결국 김소혜는 ‘쇼미더머니4’의 블랙넛이었다. 지금의 버스커버스커를 있게 만든 ‘슈스케3’의 예리밴드부터 Mnet은 수없이 많은 오디션 프로그램을 만들면서 욕받이 캐릭터를 만드는데 특화된 장기를 보여줬다. 그리고 그 노하우가 집대성된 인물이 ‘프로듀스101’의 김소혜다. 특별하게 오해 살 만한 편집 없이 순전히 분량 조절만으로 욕먹는 캐릭터를 만들어내는 경지를 보여줬다.
1년 남짓한 연습생 기간을 거쳐서 이제 갓 데뷔한 17세 소녀에게 너무나 과도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프로듀스 101’의 오디션을 거쳐서 만들어낸 아이오아이가 끝은 아니다. 오디션은 끝났지만 걸그룹 대전은 이제 시작이다. 그리고 1년 동안의 짧은 활동이 마무리된 뒤에 아이오아이로 활동했던 멤버들은 또 다시 새로운 시작을 해야한다. 수많은 시작을 앞둔 미래가 창창한 소녀가 17세인 지금 받을 상처는 앞으로 오래오래 남을 것이다./pps2014@osen.co.kr
[사진] Mnet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