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고 당하고, 설마 하면서 또 당한다.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 제작진이 또 다시 멤버들을 속이는 낚시질을 했다. 멤버들은 또 다시 속수무책으로 당했고 시청자들은 또 다시 거하게 웃었다. 11년째 보고 있는 그림인데 매번 웃긴다.
지난 2일 방송된 ‘무한도전’은 ‘퍼펙트 센스’ 특집으로 멤버들의 오감을 알아보겠다는 의도로 몰래카메라가 펼쳐졌다. 바로 헬기에서 스카이 다이빙을 갑작스럽게 한다는 설정. 강풍과 모터 소리, 그리고 휘발유 냄새와 실제 헬기 조종사의 연기가 더해지자 승합차는 헬기가 됐다. 멤버들은 눈을 가린 채 진짜 헬기에서 스카이 다이빙을 하게 된 줄 알고 겁을 먹거나 소리를 지르고, 심지어 욕설까지 했다.
지난 11년간 숱하게 낚였던 이들이기에 의심도 했지만 제작진이 치밀하게 준비한 몰래 카메라는 당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유재석은 김태호 PD를 향해 화를 내며 멱살잡이를 했고, 정준하는 “이 양아치”라는 분노를 표했다. 하하와 박명수는 욕설까지 했던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며 고개를 들지 못했다. 멤버들이 극도로 겁을 먹어 떨어지지 않겠다고 발버둥을 치는 모습은 웃음을 자아냈다.
몰래 카메라에 처절하게 당하고 부끄러움에 어찌 할 줄 몰라하는 멤버들. 그들은 “이렇게 속아야 재밌다”며 스스로를 위로했지만, 이미 시청자들은 이들이 거하게 당하는 모습을 보며 크게 웃었다. 11년간 방송되며 제작진에게 늘 뒤통수를 맞기 바빴던 멤버들은 또 다시 당하고 말았다. 학습을 해도 당하는 건 당연지사. 늘 제작진을 향해 삿대질을 하거나 분통을 터뜨리는 이 그림은 11년간 안방극장에 펼쳐졌던 그림이다. 그런데 매번 우리는 이들이 당하고, 제작진이 또 치밀하게 계획하는 낚시질을 응원하게 된다. 어떻게 행동할지 뻔히 알면서도 웃음이 터지는 것은 멤버들의 성격을 알면 알수록 다음 그림을 추측하는 재미가 있기 때문.
11년간 멤버들의 눈치는 높아지지만, 그만큼 제작진의 속이겠다는 일념과 노력 역시 진화하고 있다. 덕분에 멤버들의 돌발 욕설을 들으며 함박웃음을 짓는 김태호 PD와 제작진의 모습, 먼저 당한 후 다음 멤버들의 모습을 보며 웃음을 터뜨리는 또 다른 멤버들의 모습이 강렬한 웃음을 안기고 있다. / jmpyo@osen.co.kr
[사진] ‘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