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 멘토이자 진행자 제시카? 아직은 낯선 게 사실이었다. 소녀시대를 떠난 제시카가 약 1년 6개월 만에 처음 복귀한 방송은 뷰티 프로그램이었다. 젊은 여성들의 '뷰티 멘토'를 자처한 그는 뷰티에 대해 남다른 식견과 관심을 보였지만, 진행자로서는 노력이 더 필요해 보였다.
제시카는 지난 2일 오후 첫 방송된 KBS드라마 채널 '뷰티바이블 2016-S/S'에서 진행자 겸 뷰티 멘토로 등장했다. 레인보우 김재경은 그의 옆에서 뷰티 메신저가 돼 보조를 맞췄다.
처음 자신을 소개한 제시카는 다소 긴장한 듯했다. 그러나 그는 이내 "뷰티 프로그램을 통해 인사드리게 돼서 기분이 남다르다"며 "내가 까다롭게 고르는 게 세 가지다. 패션, 음식, 뷰티템. 그래서 이게 '리얼' 팁이다 아니다를 확실히 전달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후 제시카는 김재경과 호흡을 맞춰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큰 실수는 없었다. 스스로도 "재경 씨 덕분에 큰 사고 없이 잘 끝낼 수 있어서 그것만으로 좋다"며 안도할 정도.
이 프로그램은 두 명의 MC가 이름을 내걸었지만, 유명세와 인지도가 더 높은 제시카를 사실상 메인MC로 세웠다고 봐도 무방했다. 온스타일 원조 뷰티 프로그램인 '겟잇뷰티'로 보자면, 원조 MC인 유진이나 현 MC 이하늬의 자리가 제시카의 위치다. 문제는 그 같은 기대에 부응하기에 메인MC 자질에 다소 부족한 점이 많이 보였다는 점이다.
이날 방송에서 제시카의 미모는 여전히 눈부셨다. 뷰티 제품에 대한 정보나 전문성도 없지 않았다. 모델들이 자주 사용하는 립스틱이 소개될 때는 "모든 아이템을 갖고 있다"며 뷰티에 대한 높은 관심을 증명했다. 하지만 선배 뷰티 MC들을 따라가기엔 아직은 MC로서의 진행 능력과 카리스마가 부족했다. 한국어 발음은 불명확했고, 발성 역시 정확한 정보 전달을 하기엔 아쉬움이 많았다.
이 점에서는 오히려 김재경의 능력이 돋보였다. 김재경은 '겟잇뷰티'에서 보조MC로 활약을 했을 뿐 아니라 각종 예능 프로그램의 패널 등을 했기 때문인지 진행 능력에서 훨씬 안정적이었다. 뷰티 크루들과의 소통도 원활했고, 필요에 따라 질문을 하고 이야기를 정리하는 능력도 갖췄다.
결과적으로 두 MC의 비교는 불가피했다. 한 배를 탄 이들을 비교하는 것에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만은, 결국 '뷰티바이블'이 제시카의 이름을 앞세워 진행된 프로젝트라는 점을 볼 때 메인MC로서의 책임은 더 무거울 수밖에 없다. /eujenej@osen.co.kr
[사진] '뷰티바이블'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