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레이지본과 그룹 M.I.B의 강남. 이들이 이토록 노래를 잘하는 줄 몰랐다. 거기다 무대를 휘어잡는 힘까지 있었다. 레이지본과 강남의 무대에 모두 놀라며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다.
지난 2일 방송된 KBS 2TV ‘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이하 불후의 명곡)에서는 변진섭의 ‘홀로 된다는 것’, ‘너에게로 또 다시’, 김민우의 ‘사랑일 뿐야’, 조관우의 ‘늪’ 등을 작곡한 히트 작곡가 하광훈 편으로 꾸며졌다.
이날 대결에 나선 가수는 B1A4의 산들, 정동하, 박상민, 강남, 임정희, 레이지본, 홍지민 등 총 7팀이었다. 모두 한 가창력 하는 가수들이 모여 최종우승은 쉽게 예상할 수 없는 대진표였다. 특히 가장 먼저 무대에 오른 산들은 장혜리의 ‘내게 남은 사랑을 드릴게요’를 선곡해 빠른 비트로 편곡한 것은 물론 파워풀한 가창력으로 무대를 휘어잡으며 3연승을 했다. 모두 산들이 최종우승을 할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산들을 위협하는 가수들의 무대가 이어졌다. 강남과 레이지본이 그 주인공이었다. 방송에서 쉽게 접할 수 없었던 가수들이었던 만큼 놀라웠다. 먼저 강남은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유명해져 그를 가수보다 예능인으로 아는 시청자들이 많기 때문에 그의 무대는 ‘반전’ 그 자체였다.
‘불후의 명곡’에 처음 출연한 강남은 크게 긴장한 모습으로 무대에 올라 어머니의 18번곡인 변진섭의 ‘홀로 된다는 것’을 불렀다. 강남의 노래가 시작되고 모두 놀란 눈을 한 채 그의 노래를 들었다. 일본에서 록 보컬로 활동한 강남은 자신의 장기를 살려 기타 연주에 맞춰 록 보컬의 매력을 발산했다.
웃음기를 쫙 빼고 가수의 진면목을 보여준 강남의 무대에 윤민수는 “어떻게 참고 살았대”라고, 홍지민은 “첫 소절에 깜짝 놀랐다. 진지하게 읊으면서 담담하게 불렀다”고 극찬했다. 비록 첫 출연에 1승을 챙기지는 못했지만 가수로서의 매력은 확실히 보여줬다. 강남의 재발견이었다.
레이지본도 마찬가지였다. 레이지본은 ‘불후의 명곡’에서 무승행진을 이어가던 밴드. 최백호 편에서 1승을 했던 레이지본은 이번 무대에서 기대감을 내비치면서도 불안해했다. 하지만 레이지본이 해냈다. 기존과 달리 좀 더 경쾌하고 발랄한 분위기를 담아 편곡한 무대를 선보인 레이지본은 435표를 얻어 최종우승을 차지했다. 3연승의 산들을 꺾은 임정희를 제치고 최종우승 자리에 오른 것.
진심을 담은 무대, 관객과 함께 호흡한 무대가 통했고 레이지본은 ‘불후의 명곡’에서 처음으로 최종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레이지본은 결국 눈물을 터뜨렸고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섰다. 다 같이 노력으로 고생 많았고 보람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가수의 진면목을 제대로 보여준 강남과 레이지본. 반전의 무대와 실력으로 시청자들을 깜짝 놀라게 한 두 팀이 앞으로 가수로서 펄펄 날며 ‘불후의 명곡’에서 또 볼 수 있길 기대한다. /kangsj@osen.co.kr
[사진] KBS 2TV ‘불후의 명곡’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