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욱씨남정기’의 윤상현과 이요원, 그리고 러블리 코스메틱 직원들이 시청자들이 일주일 묵은 스트레스를 시원하게 풀어주고 있다. 현실의 갑과 을의 싸움에서 일어나기 쉽지 않은 일이라 이들이 주는 대리만족감은 엄청나다.
지난 2일 방송된 JTBC 금토드라마 ‘욱씨남정기’(극본 주현, 연출 이형민) 6회분에서는 러블리 코스메틱 직원들이 능동적으로 움직여 표절제품이라는 누명을 벗기 위해 고군분투 하고 값진 결과를 얻는 내용이 그려졌다.
윤상현과 이요원은 ‘욱씨남정기’에서 극과 극 성격의 캐릭터 ‘소심 끝판왕’ 남정기와 ‘센 언니’ 옥다정 역할을 맡았는데, 두 사람의 성격은 정반대지만 위기의 상황에서 함께 힘을 합쳐 문제를 해결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이 시청자들의 답답한 속을 뚫어주고 있다. 거대 ‘갑’을 상대로 ‘을’인 두 사람의 싸움이 불가능해 보이지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매달려 좋은 결과를 얻어내고 있기 때문.
이날 방송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대기업이 만든 미투제품에 중소기업은 아무런 힘도 써보지 못하고 그대로 망하는 듯 했다. 하지만 이번엔 남정기와 옥다정을 비롯해 러블리 코스메틱 직원들이 함께 나서 위기를 돌파했다.
러블리 코스메틱은 하청에서 벗어나 자체 개발한 제품 토닥토닥 세럼을 출시했고 어렵게 백화점 팝업 스토어로 들어간 것은 물론 홈쇼핑에 진출하면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이 상황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을 김상무(손종학 분)가 아니었다. 다정의 첫 번째 전 남편 윤호(송재희 분)는 미투 상품을 만들고는 김상무와 함께 러블리 코스메틱의 토닥토닥 세럼이 표절 제품이라고 언론플레이를 했다.
이에 정기가 개발한 토닥토닥 세럼은 백화점과 홈쇼핑에서 내쫓겼고 소비자들로부터 비난을 받았다. 더 이상 방법이 없는 듯했다. 러블리 코스메틱 직원들은 절망했고 직원들과 다정 사이에 갈등이 생겼고 결국 다시 하청업체로 돌아가자고 했다. 직원들 간에 분열이 생긴 가운데 다정도 돌파구를 찾으려 애썼다.
거기다 다정은 두 번째 전 남편 시환(이정진 분)의 어머니가 다정을 찾아와 뺨을 때리며 아들을 만나지 말라고 했다. 알고 보니 시환이 제품에 대해 얘기하려고 호텔에서 만났는데 이를 오해한 것. 다정에게도 최악의 상황이었고 표절 누명으로 제품을 개발한 정기의 노력도 물거품이 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러블리 코스메틱 직원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남정기는 세럼의 원조는 러블리 코스메틱이라고 적은 피켓을 들고 황금화학 앞으로 가서 1인 시위를 펼쳤고 현우(권현상 분), 미리(황보라 분)는 봉기(황찬성 분)의 도움을 받아 원조임을 밝히는 재미있는 광고를 만들었다. 그리고 조동규(유명재 분)도 김상무를 찾아가 굽실거리지 않고 한 마디 했고 다정은 윤호가 황금화학으로 돌아오라고 제안하며 그 구실이 돼줄 김상무를 협박할 수 있는 불륜사진을 준 것으로 김상무를 협박했다. 김상무에게 표절 누명을 벗겨달라며 “너야 말로 우리 피눈물 나게 할 거야? 새끼야?”라고 통쾌하게 한 방 날렸다. 이뿐 아니라 시환을 찾아가 시환의 어머니가 보는 앞에서 시환의 따귀를 때렸다.
정기와 다정, 러블리 코스메틱 직원들, 그리고 봉기까지, ‘을’들이 모두 힘을 합쳐 ‘갑’에 맞서고 있다. 현실적으로 일어나기 어려운 일들이지만 ‘갑’의 부당한 행동에 당하기만 하지 않는 이들의 고군분투. 시청자들을 대리만족 시켜주고 시청자들의 묵은 스트레스를 풀어주며 ‘사이다’ 드라마로 호평받고 있다. /kangsj@osen.co.kr
[사진] JTBC ‘욱씨남정기’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