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후예’가 만약 영화였다면 어땠을까. 극장에서 송송커플(송중기와 송혜교 커플)을 보는 상상을 해본다. 제작사가 영화 배급사인 NEW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한 회 시청률은 30%를 돌파했고, 순간 시청률은 40%까지 치솟았다. 이 경이로운 숫자를 본 게 얼마만인가. 영화로 치면 40%의 시청률은 5천만 국민 중 무려 2천만이 본 수치다. 지금까지 충무로에서 2천만 영화는 탄생하지 않았다. 매체 간 특성이 워낙 다르고, 진입 장벽도 다르기 때문에 이런 식의 비교는 불가하지만 그만큼 어려운 걸 해냈다는 것을 말하고자 했다.
충무로에서는 한 해에 몇 편씩 천만 영화가 탄생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국제시장’을 시작으로 ‘베테랑’, ‘암살’,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이 천만 관객을 동원했으며 올초 ‘검사외전’도 천만에 육박하는 970만 관객을 동원했다. 천만 영화의 탄생은 이제 아주 보기 힘든 것은 아니다.
그러나 안방극장에서는 10%를 못 넘고 퇴장하는 영화가 수두룩하다. 20%는 꿈의 시청률로 불리고 있다. 앞서 지난 2012년 김수현 주연의 MBC ‘해를 품은 달’이 무려 42.2%의 시청률로 종영한 바 있다. 이 드라마는 김수현을 톱스타 반열에 올리는 데 한몫했다. 그러나 이후 4년 간 평일 주중 드라마 중에서 이 작품을 뛰어넘는 기록은 나오지 못했다. 김수현의 차기작 ‘별에서 온 그대’(2014)도 30%의 고지를 넘지 못하고 마무리했다. 평일 주중 드라마 중 30%를 넘는 드라마는 이제 아주 보기 힘든 일이 됐다.
이런 상황에서 KBS 2TV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를 두고 신기록 제조기라는 말이 떠오르고 있다. 5회 연속 자체최고시청률을 달성한 것부터 20%만 넘어도 대박이라는 안방극장에서 무려 40% 시청률을 향해 돌진 중이다. 가장 최근 방송인 12회는 무려 33.0%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 달 30일 방송된 11회분에서는 유시진(송중기 분)이 군복과 군번줄을 벗어놓고 나간 장면이 수도권 기준 40.9%, 전국 기준 38.3%를 기록하며 최고의 1분으로 등극했다. 이를 영화 관객으로 환산하면 약 2천만 관객을 동원한 셈. 또한 꾸준히 늘어가고 있는 시청률을 봤을 때 종영까지 4회 남은 ‘태양의 후예’가 40%를 기록하며 종영할 것도 기대해볼 만한 일이다.
과연 송중기가 4년 만에 김수현의 기록을 깨뜨릴 수 있을까. 물론 플랫폼이 다양화되면서 드라마를 더 이상 본방사수하지 않아도 되는 시대에 ‘태양의 후예’의 성적은 이미 대단한 기록이다. 그러나 여기서 얼마나 더 괴물 같은 저력을 발휘할지, 괴물드라마 ‘태양의 후예’의 신기록 열전은 재밌는 관전 포인트가 됐다. / besodam@osen.co.kr
[사진] '태양의 후예'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