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이경규, 웃음사망꾼 속출 '마리텔'서 승자된 이유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6.04.03 14: 44

잘 나가는 개그맨들도 '웃음사망꾼'으로 만드는 '마리텔'이 이경규와 찰떡 궁합을 보였다. 베테랑 방송인들도 도전하기 힘들어하는 '마리텔'을 이경규가 접수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이경규는 3일 방송된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마리텔')에서 지난 주 '눕방'(누워서 하는 방송)에 이어 낚시 방송, 일명 '낚방'으로 또 다시  전반전 1위를 차지했다. 눕방에 낚방이라니, 애를 쓰고 뭔가를 만들고 보여주려고 했던 이들은 허무할 노릇일 터다.
하지만 이경규가 통한 이유는 여기에 있다. 억지로 웃기려 하지 않고,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그대로 보여준다는 것. 이것은 요즘 SNS, 유튜브 등에서 인기를 얻는 동영상의 특징이기도 하다. 설정이 아닌 있는 그래도의 자신을 그대로 '전시'함으로써 보는 사람의 관심을 끄는 것이다.

이경규는 '마리텔' 첫 출연에서 갓 태어난 강아지 분양 방송을 하던 중 피곤하다는 이유로 누워서 방송을 진행했다. 그는 이후 강아지 젖을 주거나 싸우는 반려견들을 말리며 소소한 일상을 보는 이와 교류했다. 거칠게 말하면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이다.
3일 방송에서는 3시간 안에 붕어 20마리를 잡지 못하면 입수하겠다고 공언한 후 묵묵히 인고의 시간을 거쳤다. 생각보다 붕어가 잡히지 않자 버럭하는 등의 모습을 선보이는 정도였다.
사실 이경규는 치열하게 방송에 임하는 개그맨은 아니라는 증언이 지금까지 후배들에게 많이 나왔었다. 혹독한 준비를 하는 방송인이 아니며, 오히려 상황의 즉흥성을 즐긴다고 할 수 있다. 그렇기에 '몰래카메라'의 주역이 될 수 있었을지도.
그런데 이런 꾸밈없는 몸짓 속에 흐르는 개그 DNA가 요즘 네티즌들에게 통했다. "채팅창도 신경을 써 달라"는 제작진의 주문에 "지금 채팅창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라며 역정을 내는 이경규의 솔직함이 바로 요즘 시대가 원하는 동영상일지 모른다. nyc@osen.co.kr
[사진] '마리텔'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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