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싱' 남녀의 두 번째 사랑은 신중하고 또 신중했다. 그럴수록 마음에도 없는 말만 툭툭 나왔다. '아이가 다섯' 속 안재욱과 소유진이 그랬다.
3일 방송된 KBS 2TV '아이가 다섯' 14화에서 이상태(안재욱 분)는 "왜 이렇게 나한테 거리를 두냐"며 우는 안미정(소유진 분)에게 "사적인 사이 아니잖아요 우리. 우리 그렇게 가까운 사이 아니다. 귀찮고 성가셨어요 그동안"이라고 모질게 말했다.
돌아선 이상태를 보며 안미정은 하염없이 눈물을 쏟았다. "나 미쳤나 봐. 왜 울어 내가"라고 자책하면서도 흐르는 눈물을 멈추게 할 순 없었다. 그 정도로 자신도 모르는 사이 이상태가 마음 속 깊이 자리해 있었다.
사실 이상태도 진심은 아니었다. 안미정에게 모진 말을 퍼부은 뒤라 그 역시 쉽게 잠들지 못했다. 먼저 세상을 떠난 전처의 사진을 오래도록 바라보며 마음을 달랬다. "앞으로 조심하겠다"는 안미정의 문자를 받고 더욱 마음이 싱숭생숭해졌다.
같은 회사에 다니는 둘이라 서로를 피할 순 없었다. 외근을 나갔는데 안미정은 길을 헤맸다. 길을 아는 이상태는 같이 가자고 하려다가 머뭇거렸다. 그저 묵묵히 뒤를 따를 수밖에. 자꾸 길가다 넘어지고 자전거에 부딪히는 안미정을 보며 속상했지만 아무렇지 않게 굴었다.
반면 안미정은 그와 같이 있는 게 불편했다. 치맥 회식도 마다하고 집으로 도망쳤다. 그리고는 그와 사귀는 줄 아는 할머니 앞에서 "나한테 얼음처럼 차갑다. 나랑 같이 가도 될 길을 같이 가지 않고 내가 잘못된 길을 가도 쳐다보지 않더라"며 눈물로 속내를 털어놨다.
그리고는 "내가 그 사람을 좋아하는 것 같아"라고 솔직하고 고백했다. 같은 시각 이상태 역시 아버지에게 "마음이 아프다"며 안미정에 대한 마음을 에둘러 내비쳤다. /comet568@osen.co.kr
[사진] '아이가 다섯'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