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이하 '탐정 홍길동', 5월 개봉)의 조성희 감독에게는 특별한 세계가 있다. 전작 '늑대소년'에서 판타지 멜로를 그려낸 이후 이번에는 까칠함을 입은 안티 히어로 홍길동이다.
조성희 감독은 누구나 익히 알고 있는 고전 소설 속 홍길동이라는 인물을 모티브로 삼았다. 누구나 아는 이름이지만 정작 실체는 알 수 없는 익명성과 음지에서 은밀히 활동하는 모습에서 묘한 흥미를 느꼈다고.
또한 사회의 부조리에 맞서 자신만의 방법으로 정의를 구현하는 홍길동에 매력을 느껴 그간 한국 영화 주인공들에게서는 좀처럼 볼 수 없었던 결핍이라는 특별한 장치들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덧댔다.
이렇게 탄생한 홍길동은 매사에 까칠하고 만사를 귀찮아하지만 사건 앞에서만큼은 무서울 만큼 집요한 사립탐정. 또한 굳이 정당한 방법을 택하지도 않는다. 전형적인 히어로 캐릭터의 틀을 깬 것.
또한 조성희 감독은 가장 한국적인 캐릭터 홍길동을 차용한 대신 비주얼만큼은 과장되고 시선을 사로잡는 그림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는 1980년대를 연상케 하는 풍경에 빛과 그림자, 안개 등 고전 느와르 영화들이 즐겨 사용했던 장치들을 사용해 모든 효과를 극대화시켰다. 소품과 의상은 1980년대지만 CG로 재구성된 공간들과 과장된 조명, 카메라 앵글 등은 시대와 공간을 모호하게 만들면서 그 어느 영화보다 세련되고 감각적인 비주얼로 완성됐다.
함께 호흡을 맞춘 이제훈, 고아라, 김성균은 조성희 감독을 천재 감독이라고 치켜세우며 감독에 대한 강한 믿음을 드러냈다. / besodam@osen.co.kr
[사진] '탐정 홍길동'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