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태양의 후예'가 셀 거라곤 예상했지만 이 정도일 줄이야. 드라마 자체로 방송계를 씹어먹으며 국내는 물론 중국, 유럽, 미국 등 글로벌한 인기를 끌고 있다. 그야말로 2016년 상반기는 '태양의 후예' 신드롬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쯤 되니 경쟁 드라마들에 동정의 시선이 쏟아진다. 분명 '망작'은 아닌데 대진표가 아쉬운 상황이다. 이진욱과 문채원이 출격한 MBC '굿바이 미스터 블랙(이하 굿미블)'과 오연서-정지훈의 '미친 연기'가 돋보이는 SBS '돌아와요 아저씨(이하 돌저씨)'가 안타까운 사연의 주인공이다.
드라마는 차치하더라도 OST 분야 조차 '태양의 후예'가 장악하고 있다. 그래서 더 '굿미블'과 '돌저씨'로서는 더욱 씁쓸하다. '굿미블'에는 '원조 OST 퀸' 백지영이, '돌저씨'에는 OST계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는 노을이 배치돼 있는 이유에서다.
백지영은 '굿미블' OST 파트1 '그렇게 안녕'으로 오랜만에 OST계로 돌아왔다. 이 곡은 남녀 주인공의 애절한 사랑을 노래한 테마로 한 남자의 강렬한 복수극에 감성 멜로 느낌을 잔뜩 안긴다. 백지영의 호소력 짙은 보컬이 이번에도 역시 도드라진다.
백지영은 명실공히 OST 퀸이다. 그와 함께 '그 여자', '여기가 아파' 등 대히트한 OST곡을 만들었던 전해성 작곡가가 의기투합해 더욱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드라마의 흥행이 약해서일까. 백지영의 목소리 파워도 이전처럼 막강하지 못해 팬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노을은 가장 먼저 '돌저씨' OST 군단에 합류해 파트1 '다시'를 불렀다. 지난 2월 25일에 발매된 이 곡은 늦겨울 감성을 그대로 담은 발라드곡이다. 노을이 가장 잘하는 장르이자 네 멤버의 목소리가 유난히 빛나는 노래다. 풍성한 오케스트라 연주와 노을의 보컬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룬다.
앞서 tvN '응답하라 1988' OST '함께'로 큰 사랑을 받았던 노을이기에 '돌저씨' OST 합류 소식은 시청자들을 들썩이게 만들기 충분했다. 이 작품이 '태양의 후예'와 나란히 첫 방송을 시작해 압도적인 격차로 뒤처진 상황에서 노을이 구세주가 돼 주길 바랐지만 '태양의 후예'는 OST마저 너무나 강했다.
다시 한번 변명 아닌 변명을 하지만 '태양의 후예'가 드라마는 물론 OST까지 엄청난 파워를 뿜어내며 문화계 전반을 장악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OST 여왕인 백지영과 신흥세력 노을은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역부족인 셈. 여러모로 편성표와 대진 상대가 아쉬울 따름이다. /comet568@osen.co.kr
[사진] OST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