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의 여인’으로 피어난 배우 한효주와 천우희가 1940년대 경성의 뮤즈로 만개했다. 조선의 마음을 울리는 두 여인이었다.
4일 오후 서울 광진구 자양동에 위치한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는 영화 ‘해어화’(감독 박흥식) 언론시사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메가폰을 잡은 박흥식 감독을 비롯해 배우 한효주, 천우희, 유연석이 자리해 영화와 관련한 에피소드와 시사 소감 등을 전했다. 또래 배우이다 보니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해어화’는 1940년 경성을 배경으로 한다. 소율(한효주 분)과 연희(천우희 분)는 기생학교에서 함께 자라난 하나밖에 없는 친우이지만, 윤우(유연석 분)와 엮이면서 비극을 맞는다.
한효주는 사랑에 대한 배신감과 예인으로서의 욕망에 휘말려 자신을 잃어버리는 소율을 연기했다. 지금까지 선보였던 청순한 이미지에서 다소 도발적인 이미지로 연기 변신을 시도했다. 또한 노인 분장을 감행하면서까지 자신을 잃은 사람이 어떻게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하는지를 표현했다. 하지만 동시에 사랑밖에 없었던 그가 어쩔 수 없이 파국으로 치닫는 모습은 관객으로 하여금 연민을 자아냈다.
이에 대해 한효주는 “악역이라고 하면 악역이라고 할 수 있는데 제가 연기한 소율이는 악역이 아니었다. 어쩔 수 없이 어쩔 수 없는 상황이 그렇게 몰고 가게 되는 것 같다. 새로운 도전이었던 것 같다. 마음이 괴로울 때가 많았던 것 같다”며 자신이 연기한 배역을 관객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하다고 전했다.
천우희는 결국 마지막 윤우의 뮤즈인 연희를 연기했다. 이를 통해 한효주와는 유연석을 사이에 두고 연적을 연기할 수밖에 없었다. 특히 친구의 남자를 사랑하게 된 역을 이해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다고. 영화 촬영까지 그 고민을 이끌어갔는데, 그래서 더욱 연희의 혼란스러운 마음이 관객들에게 잘 드러난 결과가 됐다.
두 여인의 사이에서 천재 작곡가 윤우를 연기한 유연석은 실제로는 두 여배우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밝혔다. 세 사람은 지난해 개봉한 ‘뷰티 인사이드’에 이어 ‘해어화’로 다시 호흡을 맞춘 바. 유연석은 “지방에서 촬영하면서 또래 친구들과 작업하는 듯하게 편하게 해줘서 여배우들과 촬영하는데 성격도 좋고 촬영할 때 매너가 너무 좋다. 촬영하면서 너무 즐거웠고 재밌었던 기억이다”며 화기애애했던 촬영 분위기를 전했다. 유연석은 이번 작품을 위해 드라마 촬영 중간에도 피아노 연습을 틈틈이 했던 노력을 전하기도 했다. 따로 배우지 않았던 피아노였지만, 그의 분노하는 감정이 피아노 선율로 오롯이 전해진다.
4월 13일 개봉. / besodam@osen.co.kr
[사진] 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