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을 소환하는 과거 영화들이 하나둘 극장에 자리를 잡아나가기 시작하고 있다.
故장국영의 추모 13주기를 맞아 그의 작품들이 재개봉을 하는가 하면 최근엔 '이터널 선샤인'이 재개봉을 하며 재개봉의 역사를 쓰기도 했다.
재개봉 열풍은 최근 들어 그 추세가 더욱 잦아진 모양새이다. 겨울만 되면 '러브 액츄얼리'가 다시 관객들을 만나는 것은 익숙하지만 '비포 선라이즈',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역시 최근 들어 국내 극장가를 다시 찾아왔다.
어떤 이들은 이와 같은 재개봉에 '사골 우려먹는다'라는 표현을 쓰며 약간은 부정적인 반응을 내보이고 있지만 국내 배급사들이 앞다투어 재개봉을 추진하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우선 언제부턴가 국내에 불어닥친 복고 열풍은 자연스럽게 재개봉 열풍으로 이어지게 됐다. 복고 열풍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는 상황. 최근에도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 인기리에 방영되면서 다시금 복고 열풍이 불기도 했다.
이런 상황 속 과거 명작들을 다시금 꺼내보는 재개봉도 놓칠 수 없는 복고 트렌드 즐기기 중 하나. 관객들은 옛 추억을 되살릴 수 있는 과거 영화들을 다시금 관람하며 향수에 젖는 경우도 많다.
영화 관람에 대한 국내 관객들의 수준이 높아진 것도 하나의 이유이다. 영화 관람이 보편적인 문화생활로 자리잡으면서 신규작들 뿐만 아닌 과거 명작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 것이 재개봉 열풍을 이끈 주요한 이유 중 하나.
이에 한 영화 관계자는 "관객들의 영화 관람 수준이 높아지면서 '좋은 영화는 재관람할 수 있다'는 인식의 변화가 재개봉 열풍을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재개봉 영화의 선택 기준은 무엇일까. 많은 관객들이 인지하고 있는 작품일수록 재개봉으로 선택될 가능성이 높다는게 영화 관계자의 전언. 한 영화 관계자는 "영화 '영웅본색'이나 '무간도' 등은 영화 자체 뿐만 아니라 출연 배우도 인지도가 매우 높기 때문에 재개봉으로 선택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명작이라고 회자되는 작품들도 재개봉을 탐내는 관계자들의 시선을 피해갈 수 없다. 영화 '비긴 어게인', '비포 선라이즈', '쇼생크탈출' 등이 가장 좋은 예.
뿐만 아니라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처럼 마니아층이 확실히 있는 영화도 재개봉으로 선택되며 특히나 최근 들어 충무로에서 멜로 영화들을 쉽사리 찾아볼 수 없는 것도 멜로 외화의 재개봉을 추진하게 되는 이유로 꼽히고 있다. / trio88@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