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시작한 지상파 월화드라마 3파전에서 3위에 안착한 MBC ‘몬스터’가 회를 거듭할수록 박진감 넘치는 재미를 안기고 있다. 향후 순위 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방송 후 시청자들은 소위 ‘꿀잼 드라마’라며 호평을 남기고 있어서다.
그도 그럴 것이 배우들의 연기가 차지다. 주·조연 할 것 없이 모두 탄탄한 기량을 마음껏 펼치는데 마치 연기 배틀이라도 벌이듯 카리스마가 대단하다. 남자 주인공 역을 맡은 강지환과 그에 맞선 악의 대표 정보석, 옆에서 그를 돕지만 속에 칼자루를 쥔 진태현의 활약도 대단하다. 박영규와 이덕화의 카리스마는 말할 필요도 없다.
전작 ‘기황후’ ‘돈의 화신’ ‘샐러리맨 초한지’ ‘자이언트’ 등을 집필한 장영철 작가의 손끝에서 나온 인물들의 대사 한마디 한마디가 눈과 귀를 뗄 수 없게 만든다. 긴장 구도에 자유자재로 휘두르는 활달한 인물과 말의 표현은 거침없는 필력을 한껏 돋보이게 한다.
지난 4일 방송된 ‘몬스터’(극본 장영철 정경순, 연출 주성우) 3회에서 이국철(강지환 분)은 옥채령(이엘 분)의 도움을 받아 강기탄으로서 새 삶을 시작했다. 그녀의 힘을 얻은 기탄은 한층 강력하고 완벽한 남자로 다시 태어난 것이다.
기탄은 이모부 변일재(정보석 분)에게 빼앗긴 모든 것을 회복하기 위해 일단 실력부터 갖추기로 했다. 미국 스탠퍼드 대학을 2년 만에 조기 졸업하고, 1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대기업 도도그룹 연수원에 들어갔다. 결국 복수의 대상인 일재를 만나 두 사람 사이 벌어질 심상치 않은 싸움을 예고했다.
국철이 기탄으로 변모하는 사이, 일재의 권력은 한층 높아져있었다. 자신이 모시는 도충(박영규 분)회장의 아들 도건우(박기웅 분)를 끌어올려 자신의 능력을 또 한 번 인정받고자 했다. 이날 도도그룹 연수원 테스트 결과를 조작해 건우를 수석 합격시키려 했으나 그보다 기탄의 성적이 더 높아 경계하기 시작했다. 심지어 스파이라는 누명을 씌워 그를 쫓아내려 했다.
앞으로 기탄과 일재의 전쟁이 TV앞에 앉은 시청자들에게 적잖은 재미를 줄 것으로 보인다. 복수라는 큰 틀 안에서 살인, 범죄, 불륜 등 자극적인 소재가 주를 이루지만 그렇게 살 수밖에 없었던 인물들의 삶을 설득력 있게 그려내려는 제작진의 노력이 돋보인다. 향후 월화극 판도가 어떻게 달라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 purplish@osen.co.kr
[사진] ‘몬스터’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