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단히 벼르고 나온 듯 ‘연기 맹공격’을 퍼붓는다.
드라마 ‘각시탈’,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 ‘최종병기 활’ 등을 남긴 배우 박기웅이 지난 2014년 5월 인기의 정점에서 군 입대를 선택했다. 약 2년여 만에 돌아온 그의 연기는 한층 물이 올라있었다. 인물이 현재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어떤 상황에 처했는지 알 수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설득력을 부여한다.
박기웅은 현역복무를 마치고 지난 2월 사회로 복귀하자마자 MBC 월화극 ‘몬스터’를 택했다. 첫 방송을 앞두고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말년시절부터 ‘몬스터’에 출연하고 싶었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듯 애착이 대단하다.
불타는 그의 의지가 작품을 통해 고스란히 전달되고 있다. 아버지에 대한 반항심을 갖고 열등감에 시달리는 캐릭터를 기대이상으로 보여줘서다. 배역을 키울 만큼 적극성과 연기력을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박기웅은 지난 4일 방송된 ‘몬스터’(극본 장영철 정경순, 연출 주성우) 3회에 도건우 역할로 첫 등장했다. 도도그룹 회장(박영규 분)의 첩실소생으로 아버지에게 버림받은 후, 어머니와 함께 미국에서 자랐다. 비상한 두뇌를 가졌지만 반항심이 가득한 안하무인 캐릭터다.
변일재(정보석 분)의 도움으로 학업을 마치고 도도그룹에 입사한 그가 강기탄(강지환 분)과 경쟁을 벌이며 갈등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예고했다. 더불어 오수연(성유리 분)을 사이에 놓고 삼각관계를 형성할 것으로도 보인다. 열등감에 시달리는 건우와 기탄의 대결이 어떻게 그려질지 벌써부터 기대감이 높다.
4년 전 드라마 ‘각시탈’에서 기무라 슌지 역으로 악의 기세가 등등했던 박기웅을 떠올리며 이번 드라마에서 그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박기웅의 전략은 의외로 단순하다. 인기를 먹고 사는 연기자의 입장에서 인기란 단어를 머릿속에서 지우기는 어렵지만 연기에 더 집중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잘생긴 외모와 연기 경력 등 그는 누구보다 두드러지는 자질을 갖춘 재목이지만 한층 더 높은 배우로서 도약하려면 ‘몬스터’에서 자신만의 연기세계를 구축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박기웅이 ‘몬스터’를 자신의 대표작 대열에 추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purplish@osen.co.kr
[사진] ‘몬스터’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