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지석진을 놓고 한류스타인지 아닌지 가늠하려는 주변인들의 의지가 대단하다. 본인은 한류스타라는 칭호가 부끄럽다며 애써 겸손한 태도를 유지하지만, 누군가가 인정해주길 은근히 기대하는 눈치여서 웃음을 안긴다.
어떤 이들은 그를 새로운 한류스타로 인정하나, 반대 진영에서는 말도 안 된다며 비웃음을 날린다. 기준이 모호해 한류스타라 자부하는 그가 정상인지, 비정상인지를 따져 물어야 할 때 인 듯싶다.
SBS 예능 ‘런닝맨’이 해외에서 높은 인기를 구가하면서 전 출연진이 자연스럽게 한류스타로 급부상했다. 왕코 형님이란 별명을 갖고 있는 지석진 역시 유재석, 이광수, 김종국, 하하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인기스타다. 이젠 중국 공항만 가도 그를 보려는 수많은 팬들로 둘러싸이기 때문.
그런 그가 지난 4일 방송된 JTBC 예능 ‘비정상회담’에 출연해 12개국 대표들과 토론을 벌였다. 한류열풍을 주도하고 있는 스타답게(?) 장위안에게 중국 내 그의 입지를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이날 MC 전현무 유세윤 성시경은 그에게 지석진의 인기가 어느 정도냐고 물었다.
지석진은 “내 입으로 말하기 그렇다.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퇴근 시간 이후 비행기를 타고 간다”며 우스갯소리를 날렸으나, 장위안은 “진짜 인기가 많다”며 침이 마르도록 칭찬 세례를 퍼부었다. 중국인을 통해 지석진의 인기가 입증된 셈이다.
이날의 토론주제는 ‘불편한 이웃 때문에 이사를 가고 싶다면 정상인가 비정상인가’였는데, 지석진은 자신의 경험을 살려낸 이야기를 풀어내며 시선을 집중시켰다. 그의 입담은 외국 정상들을 휘어잡기에도 충분했다. 50대의 안정감과 프로정신으로 감탄을 자아낸 것.
이웃집 아저씨 같은 구수한 말투로 처음 만난 비정상 대표들의 긴장감을 풀어주면서 원숙한 진행솜씨를 발휘했다. 지석진은 특유의 친화력을 발휘해 상대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속마음을 털어놓고 이야기하게 만드는 매력을 가졌다. 이쯤 되면 ‘한류스타’로 인정해줘도 되지 않을까./purplish@osen.co.kr
[사진] ‘비정상회담’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