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에 개연성을 불어넣는 것은 작가의 필력밖에 없을까. 물론 아니다. 감독의 연출이나 배우의 미모, 캐릭터의 완성도 역시 개연성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가장 바람직한 방법으로 개연성을 완성시키는 것은 바로 배우의 연기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tvN ‘피리부는 사나이’를 통해 그 어려운 걸 해내고 있는 신하균과 유준상의 연기에 대한 호평이 끊이지 않고 있다. 거창한 시작과는 달리 미비한 반응이 아쉽기는 하지만, 두 사람의 명불허전 연기력만큼은 빛을 발하고 있다는 것.
신하균과 유준상은 극중 각각 천재적인 협상 전문가 주성찬, 나이트뉴스의 간판 앵커 윤희성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치는 중이다. 지금까지 잘 다뤄지지 않았던 소재인 만큼 관심도, 기대도 큰 상황이었는데 베테랑 연기꾼들답게 어렵지 않게 소화해내는 모습에 ‘역시’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다만 극의 스케일에 비해 다소 떨어지는 긴장감이나 재미가 아쉽다는 평가도 있는데, 이러한 아쉬움을 채워주는 것 역시 신하균과 유준상의 연기다. 마치 연기 대결이라도 하듯 엄청난 존재감을 발휘하는 두 사람이 좀처럼 화면에서 눈을 뗄 수 없게 만들고 있는 것.
특히 지난 4일 방송된 9회에서는 이러한 점들이 더욱 부각됐다. 외국인 노동자들과의 인질극이 펼쳐진 가운데, 주성찬은 협상가로, 윤희성은 취재 앵커로 현장에 뛰어든 것. 하지만 예상치 못하게 윤희성이 인질로 잡히며 긴장감 역시 고조됐다.
무엇보다 직업의 전문성을 살리는 동시에 극의 전개에 녹아들어 연기를 펼치는 일이 결코 쉬운 것이 아님에도, 신하균과 유준상 앞에서는 어떠한 문제도 되지 않았다. 오히려 이들의 열연이 본격적으로 그려진 후반 10분이 루즈해지려는 극을 심폐 소생하는 격이었다.
오랜만에 안방극장으로 돌아와 다시 한 번 명불허전의 이름값을 증명하는데 성공한 두 사람의 연기에 시청자들 역시 만족감을 드러내고 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초반의 기대만큼의 완성도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스토리다. 앞으로 전개가 진행될수록 제자리를 찾는 전개와 더불어 두 배우의 연기 향연도 계속되길 바란다. / jsy901104@osen.co.kr
[사진] ‘피리부는 사나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