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진구가 상대적으로 짧은 분량에도, 폭발할 것같은 존재감을 드러냈다.
여진구는 SBS 월화드라마 '대박' 속 조선최고의 풍운아 연잉군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투전방에서 여자를 곁에 두고 즐기는 도박을 즐기는 모습, 술에 취한 연기, 또 후일을 도모하기 위해 속내를 억누르는 이중적인 연기까지를 마음껏 펼쳐보였다.
지난 5일 방송된 '대박'(극본 권순규, 연출 남건)에서는 대길(장근석 분)과 연잉군(여진구), 그리고 담서(임지연)의 만남이 운명처럼 그려졌다. 또한 숙적이 될 숙종(최민수)과 이인좌(전광렬), 그리고 그 틈에 서있는 숙빈 최씨(윤진서)의 모습도 겹쳐졌다.
이야기는 담서에게 첫눈에 반한 대길과, 두 사람이 적으로 될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는 잔혹한 전개가 주를 이뤘다. 이 과정에서 두 사람과 얽힌 연잉군의 모습은 이목을 집중케 했다. 투전방 출입은 물론, 대낮부터 술에 취하거나, 기생들과 함께 즐기는 모습 등은 모두의 손가락질을 받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이는 모두 숙빈 최씨의 당부로 인해 연잉군이 완벽한 연기로 모두를 속이고 있던 것. 이는 이인좌와 황구어멈을 통해서도 확실하게 간파됐다. 특히 숙빈 최씨에게 혼이 나고 돌아서면서 흘러나온 여진구 특유의 중저음 목소리로 읊어지는 내레이션은 이날의 하이라이트 같았다.
아직은 날카로운 발톱을 꽁꽁 숨기고 있는 연잉군이 그 진가를 제대로 드러내 '영조'가 되는 과정은, 적은 분량에도 불구하고 어마어마한 존재감을 드러낸 여진구의 모습과도 맞닿아 있었다. / gato@osen.co.kr
[사진] '대박'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