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 중 인물들 사이 얽히고설킨 과거사들은 점차 베일을 벗고, ‘피리남’의 진짜 정체까지 밝혀졌다. ‘피리부는 사나이’ 속 신하균과 유준상, 두 연기신(神)의 대결이 제대로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지난 5일 방송된 tvN ‘피리부는 사나이’에서는 주성찬(신하균 분)의 아픈 과거가 공개됐고, ‘피리남’이 윤희성(유준상 분)이었다는 사실까지 드러났다. 앞서 뉴타운 재개발 사건을 둘러싼 여명하(조윤희 분)와 사망한 오정학(성동일 분)의 관계, 오정학과 양동우(김종수 분)의 비밀이 하나하나 공개되며 드라마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던 찰나, 극이 더욱 속도감 있게 전개될 전망이다.
먼저 주성찬의 과거는 이랬다. 아버지 없이 살던 어린 주성찬은 어머니가 위독해지자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사채까지 쓰려했지만 실패한다. 주성찬은 아버지 정상문(김홍파 분)으로부터 버림받았다는 원망에 그를 찾지 않았었다. 그러나 주성찬에게 남은 것은 정계 진출을 앞둔 아버지 뿐. 자신을 모른 척하는 정상문에게 어머니와의 관계를 폭로하겠다며 돈을 받아냈지만 이미 때는 늦었고, 주성찬의 복수심은 그를 냉철한 협상가로 만들었다. 초점을 잃은 채 지난날을 회상하던 그의 눈에서 금방이라도 눈물이 떨어질 듯했다. 물론 이 비극적인 개인사를 보는 이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한 것은 주성찬 역을 맡은 신하균의 연기력이었다.
한편 윤희성이 ‘피리남’일 것이라는 예상은 드라마 초반부터 시청자들 사이에서 끊임없이 제기됐었다. 정수경(이신성 분)의 등장으로 이 예측도 잠시 힘을 잃는 듯했으나, 이날 방송에서 ‘피리남’의 정체는 확실해졌다. 모든 것이 밝혀진 후, 자신을 경계하던 주성찬으로부터 신뢰를 얻어 수사에 참여할 수 있는 상황까지 만들어낸 윤희성의 모습들이 하나둘 떠올려 보면 그의 태연자약함이란 소름을 끼치게 하기 충분했다. 사람 좋은 얼굴, 강직한 언론인의 태도를 하고 있다가도 가끔 감정 없는 눈빛으로 허공을 응시하던 윤희성은 유준상의 탁월한 연기로 완성됐다.
‘피리부는 사나이’에서 신하균은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오지 않을 것처럼 냉정했다가도 누군가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몸을 내던지는 주성찬의 감정을 완벽히 소화해냈다. 반면 유준상은 참된 언론인 이미지로 무한 지지를 받으며 보도국장까지 승진하는 치밀함과 주변인들을 장기판의 말처럼 조종하는 영민함을 모두 갖춘 윤희성 그 자체가 됐다. 몰입도를 높이는 신하균과 유준상의 신들린 연기 덕에 이야기가 진행되면 진행될수록 더욱 팽팽해져만 가는 두 사람의 사이가 끊어지고 말 것인지, 그대로 남아있을지에 대한 궁금증도 배가됐다.
아직 ‘피리남’의 정체를 모른 채 윤희성을 정수경 검거 작전에 끌어들이기까지 한 주성찬은 남은 6회 동안 그와 처절한 맞대결을 펼치게 된다. 드디어 탄력 받은 주성찬과 윤희성의 전쟁은 물론 신하균과 유준상의 연기 대결이 어떤 모습으로 끝을 맺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bestsurplus@osen.co.kr
[사진] ‘피리부는 사나이’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