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짱시대’·‘슈퍼스타K4’의 끼 넘치고 엉뚱한 일반인이 이토록 전천후 방송인이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어떤 프로그램이든 정준영이 끼면 일단 웃음은 보장된다. 정보성 예능인 ‘집밥 백선생2’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정준영의 매력은 상식을 파괴하는 별남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무려 25살 차이의 ‘요리 문외한’ 김국진을 시종일관 곁에서 챙기는 모습은 그가 만든 냉이 된장국만큼 따뜻했다.
정준영은 지난 5일 방송된 tvN ‘집밥 백선생2’ 두 번째 도전으로 냉이 된장국 만들기에 나섰다. 그는 본격적 요리 시작에 앞서 냉이를 다듬으며 “왁싱(제모)을 해 주겠다”며 4차원 매력을 뽐내 웃음을 줬다. “시청률 50%가 넘으면 제자들에게 청담동 가게 하나씩을 주겠다”는 백종원의 비현실적 공약에 나머지 멤버들이 실망한 표정으로 볼멘소리를 할 때 정준영만은 “해 보자”며 의욕적인 모습을 보여 폭소를 자아내기도 했다.
정준영은 평소처럼 특유의 기상천외한 발언과 행동들로 모두를 웃겼다. 그러나 이날 방송에서 빛났던 것은 웃음보다 그의 따뜻한 배려였다. 두 번째 조리대 앞에 서게 된 김국진은 된장국을 끓이기 전 된장을 챙기지 않는 실수를 저질렀다. 이를 깨닫고 된장을 찾으려 했으나 이미 다른 제자들이 다 챙겨간 상태. 이에 정준영은 “제 것을 같이 쓰자”고 말해 김국진을 감동시켰다. 뿐만 아니라 가스레인지 불 확인해 주기, 음식 간 봐주기, 그릇 챙겨 주기 등 늦깎이 도전자를 향한 보살핌을 멈추지 않았다.
‘백선생’ 백종원에게 맛 평가를 받을 때도 정준영은 김국진의 음식이 갖춘 장점을 찾아 줬다. “된장 맛이 너무 많이 난다” “멸치가 없어서 된장을 대신 넣은 것 같다”는 혹평 속에서 정준영은 “그래도 멸치 향이 나서 좋다”고 말했다. 장동민이 ‘국진 저격수’로 나섰다면, 정준영은 ‘국진 엄호병’으로 나선 셈이다.
철 없을 것만 같은 정준영의 모습 뒤에는 먼저 손을 건넬 수 있는 솔직함과 용기가 있었다. 그가 내민 손에서는 개중 능력치가 떨어지는 사람에 대한 무조건적 동정보다 도움의 가치가 느껴진다. ‘집밥 백선생2’가 정준영의 따뜻함을 통해 깎아내리기 개그와 빈정대기식 유머가 없는 청정지역으로 자리잡길 바라 본다. /bestsurplus@osen.co.kr
[사진] ‘집밥 백선생2’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