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를 위해, 서민을 위해 뛰는 '흙수저' 변호사. 어디선가 익숙한 캐릭터 아닌가. 재미를 위해 더해진 코믹한 설정에 정의로운 변호사의 삶이 더해지니 안방 극장에서 속 시원하게 볼 수 있는 사이다 드라마 한편이 탄생했다.
지난 5일 오후 방송된 KBS 2TV '동네변호사 조들호'에서는 첫번 째 사건을 성공적으로 마친 후 두번째 사건을 맡게 되는 변호사 조들호(박신양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조들호는 변지식(김기천 분)의 사건을 완벽하게 마무리했다. 불가능한 일이라고 여겼던 무죄 입증은 끈질기게 증인과 증거를 찾아다니면서 성사됐다. 이에 변지식은 자녀들과 함께 사채업자 배대수(박원상 분)의 사무실에 차린 간이 변호사 사무실에 찾아와 선물을 주며 고마움을 표했다.
이를 계기로 조들호는 새 길을 걷게 됐다. 정의롭지 못한 사회에서 피해를 받는 서민을 위해 뛰게 된 것. 그러다 보니 두번째 사건이 저절로 걸어들어 왔다. 유명했던 단골 감자탕집이 집주인과 임대차보호법 관련 문제로 다투고 있었던 것. 집주인은 재개발을 하니 무작정 오래된 감자탕집을 정리하고 나가라는 입장이었고, 한푼의 보상도 없이 모든 것을 접어야 하는 감자탕 주인은 매번 용역까지 동원해 장사를 방해하는 집주인에게 분노가 쌓인 상황이었다.
법의 보호도 받지 못한 채 거리로 내몰릴 위기에 처한 감자탕집 주인은 조들호가 적극적으로 집주인과 맞서 싸워주자, 그가 자신의 변호를 맡았다고 생각하며 고마워했다. 얼떨결에 맡게 된 두 번째 사건. 조들호는 한밤중 용역들의 급습을 홀로 막아내며 다시 한 번 열혈 변호사의 면모를 보였다.
조들호의 이 같은 모습은 몇 해 전 천만 관객을 동원하며 큰 인기를 끌었던 영화 '변호인' 속 주인공의 사투를 떠올리게 한다. 영화가 故노무현 대통령의 실화를 다뤘다는 점은 차치하더라도, '변호인'은 약자를 위해 끝까지 싸운 정의로운 변호사의 이야기를 담고 있었기에, 정의에 목마른 대중에게 큰 지지를 받을 수 있었다.
그런 면에서 '동네변호사 조들호'가 그리고 있는 것 역시 같은 이야기다. 대형 로펌이 아닌 사채업자의 사무실 한켠을 빌려 변호를 시작한 노숙자 출신 변호사 조들호의 모습은 비현실적으로 보일 만큼 무대포에, 때로는 '병맛'이 느껴질 정도로 코믹한 면이 있지만 어딘지 모르게 마음을 울리는 구석이 있다는 점에서 '변호인'을 떠올리게 한다. /eujenej@osen.co.kr
[사진] '동네변호사 조들호'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