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7년 SBS 드라마 ‘마녀유희’를 통해 데뷔한 이채영은 같은 해 방송된 ‘아들 찾아 삼만리’에서 귀여운 새침데기 역할을, ‘천추태후’에서는 여전사 역할을, ‘전우’에서는 해병대원 역할을 맡으며 차근차근 연기 내공을 쌓아왔다.
그러나 이채영은 드라마 ‘가족의 탄생’ ‘뻐꾸기 둥지’에서 악역을 맡으며 악녀 캐릭터로 굳어졌다. 겉으로 느껴지는 이미지 때문이었다. 사람들은 시선을 사로잡을 만한 뚜렷한 이목구비에 큰 키, 글래머러스한 몸매를 갖춘 이채영을 섹시한 여배우, 혹은 악녀로 치부했다. 선입견과 편견에 휩싸여 바라본 건데, 막상 직접 만나보니 털털하고 배려심 깊은 면모를 느낄 수 있었다.
연기자로서 10년차를 맞이한 이채영은 기존의 차가운 이미지를 깨고 진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예능 출연을 결심했다. 물론 두려움이 컸지만 자신을 향한 보이지 않는 벽을 깰 수 있겠다는 판단에서였다.
“‘진짜 사나이’를 통해 원래 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어찌됐든 입대를 하면 많은 것을 배우고 올 것이라고 생각을 했죠. 근데 하나도 봐주는 것 없이 강도 높은 훈련을 받으며 깜짝 놀랐고 힘들었어요. 민낯이 그대로 공개돼서 ‘사람들이 실망하면 어쩌지’라는 걱정도 했는데 나중엔 그런 거 따질 겨를도 없었어요.”
이채영은 여군4기를 통해 만난 개그우먼 김영희, 배우 공현주 김성은, 가수 전효성 차오루 다현 나나 등과 깊은 사이가 됐다고 했다. “본 방송을 같이 보기도 했고, 방송 후에는 매번 채팅창에서 수다를 떨어요. 마지막 방송도 영희 언니네 집에서 함께 시청하기로 했어요. 누구 하나랄 것도 없이 모두 친하답니다.”
악한 이미지가 도드라져보였던 이채영은 180도 변신할 수 있는 코미디나 달달한 로맨스를 보여줄 멜로 장르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다들 저를 어려워하시더라고요. 다가오기 힘들어하시고. 제 성격을 그대로 살릴 수 있는 상큼한 로코를 해보고 싶어요.”
믿음이 가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그녀는 휴식기엔 주로 여행을 다니거나 좋아하는 작가의 책을 잔뜩 쌓아놓고 독서 삼매경에 빠진다.
“여행을 좋아해서 작품이 끝나면 배낭하나 메고 아무도 모르게 훌쩍 떠나거든요. 봄에는 해외로 나가는 게 손해예요. 국내에도 아름다운 곳이 많죠. 꽃이 만발한 남해로 떠나는 게 어떨까요? 성석제, 조정래 작가를 좋아하는데 요즘엔 장강명 작가의 책에 푹 빠져 있어요. 그 분이 쓰신 책은 다 사서 읽었어요. 너무 좋아요.”
올해 서른한 살이 된 그녀에게 결혼 계획을 물었더니 “아직은 일 욕심이 더 많다”고 답했다. “현재로선 결혼하고 싶은 생각이 없어요. 외모는 안 보는데 느낌이 좋은 사람. 착하고 순수한 사람이 좋아요.(웃음)”/ purplish@osen.co.kr
[사진] 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