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엘과 박봄 그리고 산다라박, 이렇게 3인 체제의 2NE1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지난 2009년 첫 선을 보인 뒤 한국 걸그룹 모범답안의 틀을 바꾼 2NE1이 이제 3인조로 거듭난다. 소속사 YG 측은 일단 새로운 멤버를 선발하지 않고 2NE1의 올 여름 컴백을 예고했다. 오랫동안 이들을 기다려온 팬들의 가슴은 벌써부터 콩닥콩닥 뛰고 있다.
2NE1은 걸크러시를 탄생시킨 원조 그룹들 가운데 하나다. 또 새 노래의 수명이 하루살이처럼 짧아지는 요즘 가요계에서 이들은 뮤지션 걸그룹으로 새로운 길을 뚫었다. 발표하는 신곡들마다 각종 음원 차트를 싹쓸이했고 해외 반응도 뜨거웠다. 6연속 올킬의 대기록을 세운 것은 물론이고, 차트 상위권에 한 앨범에서 서너개 곡을 랭크시키는 괴력을 발휘했다.
그렇다면 그 비결은? 남들과 달랐고, 남들과 다른 길을 갔으며, 남들과 다르게 살았기 때문이다. 시작부터 달랐다. 지난 2009년 3월, 2NE1은 그야말로 혜성처럼 가요계에 나타났다. YG의 간판 남매그룹으로 자리잡은 빅뱅과 함께 '롤리팝'을 부르며 '짜잔~' 등장한 것이다. 2개월 뒤 2NE1의 데뷔 싱글 '파이어'가 발매됐고 음악 팬들은 환호했다. '파이어'는 이제 2NE1의 국내외 콘서트 때마다 꼭 불리는 명곡이다.
2NE1의 대성공은 당시 걸그룹 사회를 양분했던 섹시와 큐티 사이에서 걸크러쉬의 독보적인 포지셔닝을 완성한 덕분이다. 물론, 멤버 개개인의 실력과 소속사 YG의 강력한 뒷받침이 수반된 결과다. 2NE1의 퍼포먼스와 음악은 아이돌, 그 이상의 것으로 호평 받았고 영국 BBC와 미국 빌보드 등 해외 유수의 언론들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탄탄한 저력은 곧 성과로 이어졌다. 첫 미니앨범 1집 '아이돈 케어' 이후 내놓은 노래들마다 말 그대로 대박을 냈다. 2년차 정규 1집을 통해서는 '캔 노바디', '고 어웨이', '박수쳐' 등 세 곡을의 메가히트 시켰고 2011년에는 미니 2집에서 '돈 크라이', '론리', '내가 제일 잘 나가', '헤이트 유', '어글리'가 차트를 휩쓸었다.
이들의 활약은 단명으로 끝나지 않았기에 더 빛을 내고 있다. 2013년 '폴링 인 러브', '두유 러브미', '그리워해요'와 가장 최근 '컴백홈', '너 아님 안돼', '살아봤으면 해' 등으로 인기를 이어간 뒤 휴식기에 들어갔다.
긴 공백기간을 참지못한 공민지의 탈퇴는 분명 아쉬운 부분이다. YG는 5일 "기다려 준 팬들에게 안타까운 소식을 전달하게 돼 죄송하다"며 "2NE1의 막내인 공민지가 더는 팀과 함께할 수 없음을 공식적으로 알린다. 5월 5일 2NE1 계약 종료를 앞두고 지난 1월 멤버들과 개별 면담을 통해 재계약 의사와 팀의 재도약에 대한 의지를 전달했지만 공민지는 뜻을 함께하지 못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번 항간의 2NE1 해체설에 대한 공식 입장 발표에서 "연습생 시절부터 11년을 같이 한 동료를 떠나보낸다는 건 힘든 일이지만 2년 전 갑작스러운 팀 활동 중단으로 힘들어하던 공민지를 충분히 이해한다. 존중하기에 아쉬운 마음보다는 미안한 마음이 더 큰 게 사실"이라며 "그래도 2NE1은 절대 해체하지 않고 존속될 것"이라는 의지를 내비쳤다.
이로써 2NE1은이 씨엘, 산다라박, 박봄의 3인조 걸그룹으로 전환됐다.리더 씨엘을 주축으로 보여줄 올 여름 예고된 3인조 컴백 무대가 더 궁금해지고 기대가 되는 이유다. 이제 2NE1은 더 단단해지고 더 성장하고 더 돋보이는 무대로 당당하게 컴백, 떠나는 막내 공민지를 기분 좋게 배웅해야 할 때다.
3인조로 재편된 2NE1은 흔들림 없이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월드투어를 진행했을 정도로 국내외에 많은 팬들을 확보하고 있는 7년차 걸그룹으로서, 위기와 난관을 극복한 만큼 더 단단해진 모습으로 돌아오겠다는 약속이다. /mcgwire@osen.co.kr
[사진] OSEN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