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소보다 짜릿한 역전극이 따로 없다. 그 어느 때보다 치열했던 월화대전서 최약체라 불리던 ‘동네변호사 조들호’가 마침내 ‘대박’을 꺾고 시청률 1위를 차지한 것. 특히 암흑기라 불린 KBS의 월화극에서 스스로 이뤄낸 기적은 기특하기만 하다.
지난 달 28일 KBS 2TV ‘동네변호사 조들호’(이하 ‘조들호’)는 경쟁작인 SBS ‘대박’, MBC ‘몬스터’와 한 날 한 시에 첫 방송을 시작해 그 결과에 대해 많은 이들의 관심과 기대를 모았었다. 그리고 예상대로 첫 승리는 11.8%(전국 기준, 닐슨코리아)를 기록한 ‘대박’이 거머쥐며, ‘조들호’는 10.1%로 2위에 안착했다.
2회 역시 ‘대박’이 연속 1위를 차지했지만, ‘조들호’도 1.3%P 상승한 11.4%로 그 뒤를 바짝 쫓으며 역전의 기회를 노렸다. 마침내 5일 방송된 4회가 그 역전에 성공했다. 지난 3회 방송분보다 0.4% 포인트 상승한 수치로 동시간대 1위를 차지한 것.
이러한 ‘조들호’의 승리가 더욱 값진 것은 한동안 KBS의 월화극은 암흑기라고 불릴 정도로 암울한 시기를 겪었기 때문이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바로 전작 ‘무림학교’부터 ‘발칙하게 고고’, ‘별난 며느리’까지 모두 저조한 시청률로 울상을 지은 경험이 있다.
하지만 ‘조들호’를 통해 잔혹사를 탈환한 KBS는 수목극의 ‘태양의 후예’에 이어 월화극까지 점령하며 그야말로 평일극을 ‘씹어 먹게’ 됐다. 작년의 아픈 기억을 설욕하듯 무서운 행보를 보이고 있는 이들에게 타 방송사 역시 더욱 긴장하게 된 셈이다.
무엇보다 ‘조들호’가 이러한 역전의 승리를 쓸 수 있었던 것은 역시 ‘믿고 보는’ 배우 박신양이 큰 역할을 했다. 더 이상 말이 필요 없는 연기력은 물론, 여전히 시선을 사로잡는 극중 존재감과 카리스마가 안방극장을 압도한 것. 현장에서도 제작진과 끊임없이 의견을 주고받거나 애드리브를 제안하는 등 작품에 남다른 열정을 가지고 임하고 있다는 후문.
또한 회를 거듭할수록 스릴과 재미를 더하는 법정 스토리와 보기만 해도 유쾌한 동네변호사 조들호 사단의 활약 역시 짜릿한 반전 승리의 요인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결국은 그 어려운 걸 해내고 있는 ‘조들호’. 전작의 후광을 전혀 받지 못했음에도 4회 만에 승기를 거머쥔 그의 기특한 행보에 많은 이들이 박수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이제 시작일 뿐 갈 길이 멀다. 과연 ‘조들호’는 이 총성 없는 월화극 전쟁에서 끝까지 웃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jsy901104@osen.co.kr
[사진] KB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