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드라마 중에서도 어머니들의 뜨거운 지지를 얻고 있는 SBS ‘내 사위의 여자’. 남편의 전처의 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여자의 이야기라는, 다소 이해하기 힘든 설정이지만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력과 더불어 짜임새 있는 전개가 더해져 편견을 뛰어넘은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다.
그만큼 연출자의 고민도 깊고 무거웠다. ‘내 사위의 여자’의 안길호 PD는 지난 5일 서울 양천구 목동의 한 호프집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작품에 대한 고민을 거듭한다고 밝혔다. 흔히 말하는 ‘프라임 시간대’는 아니지만 그와 별개로 주변의 응원에 힘입어 더 나은, 더 재밌는, 더 따뜻한 이야기를 그리고 싶다는 것.
- 아침 드라마 중에서도 반응이 좋다. 비결이 뭐라고 생각하나.
“시청률에 대해서는 ‘그게 잘 나오는 건가’ 항상 생각을 많이 했다. 주변에서는 긍정적인 얘기를 많이 해줘서 들을 때마다 제작진은 큰 도움을 받는다. ‘열심히 해야겠다’라는 마음이 많이 들기도 한다.”
- 향후 관전 포인트는 어떻게 되나.
“지금까지 쌓아왔던 갈등거리에 대한 이야기가 진행될 것 같다. 다음 주부터는 조금 더 스피디한 전개와 인물들 간의 갖고 있는 갈등선이 폭발할 것이다. 물론 가장 큰 이야기 축은 시청자들을 궁금해 하는 것처럼 ‘수경(양진성 분)이가 언제 엄마를 인지하는가’이다. 인물들 간의 섬세한 표현들을 재밌게 봐주셨으면 한다. 배우들도 굉장히 연구를 많이 해온다.”
- 극중 독특한 가족 형태를 그리고 있는데, 기획의도는 무엇인가.
“어쨌든 연속극이라는 게 가족의 이야기를 그리기 때문에 가족의 갈등이 주가 되어야 한다고 했다. ‘피 한 방울 안 섞인 장모랑 사위랑 같이 살고 사위가 새 여자를 들이고 그 여자가 내 딸이었다’라는 설정에서 가족의 이야기를 밝게 보여주고 싶었다. 실제로 피가 섞인 가족은 아니지만, 가족보다 더 가족 같은 끈끈한 사랑이 있다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다.”
- 구세대와 신세대 배우가 함께 등장하고 있는데, 결과는 만족스러운가.
“다들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잘해주고 있다. 신세대 배우들과 선배들과의 조화가 잘 이뤄졌다. 드라마 시작한지 얼마 안 된 사람들하고 30년 하신 분들하고 조화가 잘 이뤄진 것 같아서 기대 이상이다. 전체적인 연기는 새삼 말하자면 열심히 하는 것 이상으로 해오고 있다. 오히려 배우들이 캐릭터 연구를 많이 해서 내가 생각하지 못한 부분도 제안해서 도움이 많이 됐다. 이 드라마는 같이 만들어간다는 생각이다. 누구만의 콘셉트가 주가 되는 게 아니라 배우, 작가, 저희가 함께 만들어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제가 많이 의지를 하고 있는 편이다.”
- 각 배우들에게 감탄한 장면이 있다면?
“서하준 씨 같은 경우는 옷을 벗고 비를 맞으면서 뛰어가는 장면이 있었는데, 그때가 영하 10도 였다. 따뜻한 비나 물도 준비했지만, 그거를 해낼 수 있는 배우는 우리나라에서 몇 명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본인 의지도 강했고 그 추운 날 뛰면서도 표정이라든가 디테일도 챙기기에 ‘대단한 배우’라고 생각했다. 양진성 씨는 지금까지는 크게 갈등이 많이 없었다. 굉장히 밝고 명랑한 인물인데 이제 앞으로 방송될 장면들 중에는 갈등이 점점 등장하면서 소름 돋는 장면들이 있을 것이다. 장승조는 매번 감탄을 많이 하는데, 그 중에서 기억에 남는 장면은 극 초반에 수경이를 별장으로 끌고 가서 나쁜 짓을 하려고 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디렉션을 주지 않고 본인 생각대로 찍었는데 그 장면 하나로 재영 캐릭터가 악역이라는 걸 각인시켰다. 자기 자신을 버리면서까지 소름 돋을 정도로 잘 뽑아냈다. 매 촬영 때마다 놀라면서 촬영 중이다.” / jsy901104@osen.co.kr
[사진] SB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