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서 조진웅, 조진웅 하나보다. tvN 드라마 ‘시그널’을 보지 않은 이들도 어제의 수상소감을 들으면 그에게 빠진 여성들의 마음을 십분 이해할 것이다. 조진웅의 진가는 독립운동가들의 넋을 기리고 “선거합시다”라고 외치던 개념 수상소감을 통해 다시 한 번 드러났다. 단 40초 만에 현장에 있던 모든 이들의 가슴을 뜨겁게 한 조진웅이다. ‘시그널’ 속 이재한 형사의 모습이 설핏 스쳐지나간다.
조진웅은 지난 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16 춘사영화상에서 ‘암살’로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암살’에서 조진웅은 항일무장투쟁단체인 신흥무관학교의 마지막 멤버 속사포 역을 맡았다. 극중에서 독립투사로 살았던 만큼 이 영화로 조연상을 수상한 조진웅의 마음가짐은 남달랐을 터다.
특히 ‘암살’로 지난해 신흥무관학교 기념사업회 홍보대사로 위촉되기도 했다. 당시 조진웅은 “독립을 위해 싸우신 분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게 더 열심히 잘 살아가야겠다”는 소감을 밝혔던 바. 그 말처럼 ‘선거독려’라는 행동으로 보여주고 있어 더욱 마음을 뭉클하게 했다.
남우조연상을 수상하면서 무대에 오른 조진웅은 “부끄럽다”며 ‘암살’ 촬영 당시 김해숙이 했던 말을 꺼냈다. ‘재연하는 우리도 이렇게 힘든데 나라 지킨 그분들은 얼마나 힘들었을까’라는 말이었다. 순간 정적이 흘렀다던 촬영 현장처럼 시상식 현장도 엄숙해졌다.
그는 “그래서 ‘암살’이라는 영화는 저에게 그런 의미로 다가온다”며 “그분들의 넋이 억울하지 않게끔 지켜온 땅 잘 지켜나갔으면 좋겠다. 기회가 있다. 선거하자”고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현장은 가장 뜨거운 박수소리와 환호로 열기를 띄었다.
이 모습은 목숨이 위태로운 순간에서도 신념을 지키던 ‘시그널’ 속 이재한 형사를 떠올리게 했다. ‘시그널’을 통해 조진웅은 만인의 ‘재한선배’가 돼 여심을 사로잡은 바. 우직하고 올곧았던 이재한 형사의 모습에 “내가 조진웅에게 빠질 줄이야”라고 외쳤던 이들마저도 이번 수상소감을 통해서 다시 한 번 인정하게 됐을 것이다. 조진웅의 진국 같은 매력을 말이다. / besodam@osen.co.kr
[사진] OSEN DB, '암살' 스틸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