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장근석이 드라마 ‘대박’을 통해 그동안 빼어난 대중성에 조금은 가려져 있던 연기력을 뽐내고 있다. 한류스타로서 로맨스 드라마에 잇따라 출연하며 도회적인 매력을 내세웠던 그가 매력보다는 연기력이 더 부각되는 사극에서 훨훨 날아다니고 있는 중이다. 장근석의 연기가 비로소 보이기 시작했다.
장근석은 현재 SBS 월화드라마 ‘대박’에서 왕의 자손이지만 투전판을 전전하는 풍운아 백대길을 연기한다. 이 드라마는 대길과 왕이 될 수 없는 남자 연잉군(여진구 분)의 대결을 내기라는 장치를 통해 그리고 있다. 천성적으로 능글맞은 대길은 아버지라고 알고 있는 백만금(이문식 분)이 죽으면서 자신에게 불어닥치는 거대한 음모와 운명에 맞서서 싸워야 하는 상황. 그동안 장난기 가득했던 대길이가 앞으로 복수를 위해 치열하게 다툼을 벌이는 이야기가 예고돼 있다.
장근석은 3회부터 이 드라마에 본격적으로 등장해 안정적인 연기로 대길이라는 인물을 완벽히 표현했다. 아역 배우 출신인 그는 ‘미남이시네요’ 성공으로 대표적인 한류스타가 됐다. 이후 ‘매리는 외박중’, ‘사랑비’, ‘예쁜 남자’ 등 로맨스를 기반으로 하는 드라마에 출연하며 개성 강한 색채를 드러냈다. 영화 ‘이태원 살인사건’에 출연하며 강렬한 연기 변신을 하긴 했지만 안방극장에서는 로맨스 드라마에 집중하는 청춘 스타로 보였던 것이 사실. 더욱이 솔직하고 거침 없는 성격, 한류스타가 된 후 SNS에 올린 글이 허세라는 지적을 받으면서 팬만큼이나 안티도 많은 스타이기도 했다.
연기 경력이 많고 사극과 현대극을 오고갈 수 있는 스페트럼이 넓은 배우이나 한류스타라는 이미지가 강해 연기자 장근석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았다. 아무래도 트렌디 드라마를 주로 하다 보니깐 그가 가진 화려한 매력과 개성에 시선이 집중됐기 때문. 허나 이번에 ‘대박’은 사극이라는 묵직하면서도 정돈된 이야기 속에서 장근석의 연기를 집중해서 볼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다. 장근석은 자유분방하면서도 아픔을 딛고 차근차근 복수를 하는 대길로 완벽히 분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연기 잘하는 선배인 최민수, 전광렬이 깔아놓은 멍석 위에서 주인공으로서 충분한 매력과 능수능란한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오롯이 연기로 승부할 수밖에 없는 사극. 장근석 특유의 젊은 감각의 튀는 매력을 잠시 내려놓고 추레한 한복을 입고 자신의 운명과 맞서 싸우는 대길로 변신한 장근석이 더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덕분에 ‘대박’은 배우 장근석을 오랜 만에 유심히 볼 수 있는 시간이 되고 있다. / jmpyo@osen.co.kr
[사진] SBS 제공, '대박'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