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는 오묘한 악기다. 그 담백한 매력에 빠져들면 걷잡을 수 없다. 투박한 것 같으면서도 부드럽고 따뜻하다. 심플하거나 또 열정적이기도 하고, 자연스럽다. 전편일률적인 전자음에서 느끼는 피로감을 가시게 만들어 더 편안하다. 기타를 멘 뮤지션에게 빠지는 이유다.
많은 뮤지션들이 있지만 장범준은 이 기타로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확실히 하는 뮤지션이다. 밴드 버스커버스커부터 홀로서기를 한 지금도 장범준과 기타는 뗄 수 없는 관계처럼, 그의 음악의 흐름에서 기타는 더욱 매력적이다. 연주도 또 장범준의 그 보컬도 잘 살린다. 아기자기하고 사랑스럽고, 때로는 아련하게.
장범준은 실로 오랜만에 방송에 출연하면서도,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도 역시나 기타를 메고 출연했다. '웨딩싱어즈' 특집인 만큼 기타가 잘 어울렸고, 정말 그다웠다.
물론 장범준의 음악에 기타만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 통기타와 드럼, 베이스, 피아노의 따뜻한 멜로디가 더해졌다. 그럼에도 '장범준=기타'가 떠오르는 이유는, 장범준의 목소리가 기타와 더욱 잘 어울린다고 느끼게 하는 것은, 그가 노래하는 일상의 소소한 감성들을 기타의 선율이 더욱 매력적으로 부각시키기 때문일 것이다.
장범준과 함께 최근에는 '유희열의 애제자' 샘김이 눈에 들어온다. SBS 오디션 프로그램 'K팝스타 시즌3'의 준우승자인 샘김은 지난달 3년 만에 정식으로 데뷔했다. 자신의 이야기를 차곡차곡 담아낸 데뷔음반 '아이엠 샘'의 파트1은 10대 싱어송라이터 샘김의 활약을 기대하게 만드는 음반이다. 자신의 이야기를 묵직하게, 그리고 솔직하게 풀어냈다.
샘김 역시 'K팝스타 시즌3' 때부터 들려줬던 그 기타 리프로 자신의 감성을 표현했다. 기타 하나로 듣는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이른바 '샘그루브'. 서정성이 돋보이는 이번 음반을 통해 그 '샘그루브'의 정점을 찍었다. 깊게 내려앉는 보컬도, 기타 선율도 장범준과는 또 다른 울림을 전했다.
샘김은 특히 오는 10일 발표할 데뷔음반 파트2를 통해서는 색다른 스펙트럼을 예고하고 있다. 소속사 측에서 180도 다른 반전이라고 예고한 가운데, 펑키한 리듬의 그루브로 또 다른 듣는 재미를 전할 예정이다. '기타 소년' 샘김이 어떤 변화를 시도했을지, 파트1에 이은 또 다른 감성도 기대된다. /seo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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