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트맨의 굴욕이 끝이 없다.
영화 '배트맨 대 슈퍼맨:저스티스의 시작(이하 '배트맨 대 슈퍼맨')'이 큰 폭의 드롭율을 보이더니 결국 '주토피아'에게 발목을 잡히며 박스오피스 정상의 자리를 내주고 만 것.
앞으로 있을 DC 코믹스 세계관의 시작을 알리는 작품인만큼, 그리고 배트맨과 슈퍼맨 두 히어로를 한 스크린에서 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큰 기대를 모았지만 연이은 혹평에 박스오피스 정상까지 '배트맨 대 슈퍼맨'의 굴욕은 말 그대로 끝날 줄 모르고 있다.
시작은 전 세계 평론가들의 혹평이었다. 기대 속에 치뤄진 시사회에서 '배트맨 대 슈퍼맨'을 접한 평론가들은 "웅장하지만 재미가 없다", "비장미를 깔아놨을 뿐 스토리가 부족하다" 등의 혹평을 일제히 내놓았다.
이러한 상황 속 기대를 걸어봄직했던 관객들의 반응 역시 크게 갈렸다. 영화에 대한 칭찬이 있는 반면 관객들의 비판도 줄을 이으면서 호불호가 심한 영화로 평가받게 됐고 이는 흥행 성적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국내에선 박스오피스 1위로 호기롭게 출발했지만 결국 '주토피아'에게 역전당하는 상황을 맞게 됐다. 특히나 '주토피아'가 지난 2월에 개봉한, 거의 2달이 다 되어가는 영화라는 점은 '배트맨 대 슈퍼맨'의 성적을 더욱 굴욕적으로 만드는 부분.
해외에서도 '배트맨 대 슈퍼맨'의 성적은 그리 좋지 않다. 드롭율이 크다는 게 '배트맨 대 슈퍼맨'의 치명타이다. 북미 극장가에선 개봉 2주차에 큰 하락세를 그리고 있으며 중국에서도 박스오피스 계단이 하락하는 등 계속해서 바람에 흔들리는 중이다.
이처럼 배트맨이 굴욕을 맛볼 수 밖에 없었던 건 뭐니뭐니해도 영화의 완성도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DC 코믹스 팬들이 잭 스나이더 감독의 하차를 청원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잭 스나이더 감독은 '배트맨 대 슈퍼맨'에서 배트맨과 슈퍼맨의 캐릭터를 밋밋하게 그려내며 두 히어로의 매력을 반감시켰다.
고담 시티의 수호자 배틐맨이 여우한테 발목을 잡힌 만큼 약해진걸까. 앞으로 배트맨의 솔로무비는 물론 저스티스 리그까지 앞두고 있는 DC가 제대로 칼을 갈지 않으면 안되는 모양새가 되어버렸다. / trio88@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