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상반기 브라운관은 김은숙과 김은희 작가가 달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tvN ‘시그널’의 김은희 작가가 KBS 2TV ‘태양의 후예’로 바통을 넘겨준 것.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스타 작가인 이 두 사람은 사실 실제로는 절친. ‘같은 장소를 가도 ‘여기서 불타오르면 좋겠다’와 ‘여기 불타면 좋겠다’로 갈리는 취향 차이는 있지만 이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24시간이 모자를 정도로 맡은 일에 열정적이라는 것. 두 스타 작가는 서로의 취향을 존중하면서 우정을 이어가고 있었다.
김은숙 작가와 김은희 작가는 6일 공개된 팟캐스트 ‘참팟’에 출연해 작가로서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눴다.
목소리는 김은희 작가가 소녀 같고, 김은숙 작가가 허스키한 편이지만 취향은 반대다. 이들에 따르면, 늘 김은희 작가는 ‘세상은 아름답지 않아’라는 마음으로 세상을 보고 김은숙 작가는 ‘세상은 아름다워’라는 마음으로 세상을 본다고.
이렇게 세상을 보는 눈이 다른 두 작가이지만 변함없는 우정을 이어가는 비결은 바탕에 깔려 있는 ‘존중’이다. 특히나 스타일이 다른 스타작가이기 때문에 비교는 피해갈 수 없을 터. 김은숙 작가는 “은희가 자랑스럽다”며 그녀를 치켜세웠다.
김은숙 작가가 집필한 ‘파리의 연인’, ‘시크릿 가든’, ‘신사의 품격’, ‘상속자들’에 최근 방영 중인 ‘태양의 후예’까지 살펴보면, 실생활에서 응용은 조금 힘들 것 같지만 멋들어진 남자 주인공의 대사가 눈에 띈다. 이와 관련해 “오글거린다”는 비판을 듣기도 했던 바.
김은숙 작가는 “‘김은희 보고 좀 배워라’는 말도 들었다. 기분이 나빠야 하는데 은희가 자랑스럽다. ‘은희가 나 때문에 칭찬받네’라고 생각한다”고 김은희 특유의 담백한 대사를 칭찬했다. 그리고 실제로 김은숙 작가가 연애 시절 남성을 유혹할 때 사용했던 대사들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반면 김은희 작가가 집필한 ‘싸인’, ‘유령’, ‘쓰리 데이즈’, ‘시그널’ 등을 살펴보면, 세상의 부조리를 파헤치는 무거운 내용이 주로 담긴다. ‘기승전연애’는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멜로라인 역시 상당히 담백하다.
이렇게 장르물의 대가가 된 김은희 작가는 오히려 대사 한 줄 만들기 위한 김은숙 작가의 끊임없는 노력을 칭찬했다. 대사를 생각하는 게 일상화 돼 있다는 설명. 그는 “정말 24시간 일 아닌 경우가 없는 거다”고 말했다.
작가의 삶은 한 번 작업을 시작하면 눈이 녹고 벚꽃이 피는 과정도 지켜볼 수 없을 만큼 치열한 삶의 연속이라는 것이 이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대한민국 시청자들의 극과 극 취향을 충족시키고 있는 두 스타작가의 일에 대한 열정은 모두 칭찬받아 마땅하다. / besodam@osen.co.kr
[사진] 방송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