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최고의 화제작으로 꼽히는 KBS2 수목극 ‘태양의 후예’가 방통심의위로부터 권고 조치를 받은 것을 둘러싸고 네티즌들의 뒷말이 무성하다. 어떤 이들은 내용의 흐름상 적절한 대사였다며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는 반면 막장드라마도 아닌데 권고 조치도 부적절하다며 설전을 벌이고 있다.
비속어 사용으로 지난 6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회부된 ‘태양의 후예’가 논의 끝에 권고 조치되며 욕설 논란의 불씨를 진화했다. 방송심의소위원회는 이날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열린 ‘태양의 후예’ 심의에서 8회분이 방송심의 규정 제44조 수용수준 및 제51조 3항 방송언어 규정에 어긋났다고 지적했다.
문제가 된 부분은 지난달 17일 방송된 ‘태양의 후예’ 8회. 이날 지진이 발생한 우르크에서 전력공사 직원(조재윤 분)이 눈앞의 이익을 위해 생존자가 있음에도 중장비로 건물을 부수는 모습이 담겼다. 옆에서 지켜본 서대영(진구 분) 상사는 그에게 주먹을 날리며 욕설을 내뱉었다.
시청자들은 인간의 존엄성과 정의 구현을 중요하게 여기는 모범 군인으로서 적절했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일각에선 청소년들도 즐겨보는 인기 드라마인데다 공영방송으로서 적절치 못했다는 의견을 냈다.
이와 관련, 소위원회 의원들은 각자의 의견을 교류했는데 내용 흐름상 욕설 자체엔 문제가 없지만 드라마의 인기와 영향력을 고려해서 ‘경고’ 조치를 내려야 한다고 했다. 일부는 ‘문제없음’으로 결론내자고도 했다. 하지만 인기에 영합한 바람직하지 않은 선례로 남을 수 있기에 행정지도인 ‘권고’를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결국 위원 전원 동의로 권고 조치가 내려졌다.
‘태양의 후예’를 몰입해서 보고 있는 시청자들에게 극중 진구의 욕설은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는 사이다 같은 장면이었을 터다. 하지만 아무리 전개상 필요한 대사였다 하더라도 욕설이 인기 드라마에 등장하지 않았어야 했다는 반응도 나온다. 청소년들에게 직간접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방송 심의 규정이 존재하긴 하지만 판결을 내리는 데 명쾌한 정답은 없다. 방통심의위원회의 결과에 대해 만족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만이 존재할 뿐이다./ purplish@osen.co.kr
[사진]KBS 제공 및 방송화면 캡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