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결의 치트키로 임명해도 될 정도다. 한국의 중식 대가 이연복 셰프가 기라성 같은 중국 청두 지방 셰프들을 물리치고 파죽지세 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이 정도면 한국 요리의 자존심이라고
불러도 이의를 제기할 이가 없을 것이다.
이연복 셰프는 지난 6일 오후 방송된 JTBC '쿡가대표'에서 중국 청두에서 1,2차전 주요 대결을 승리로 이끌며 물 만난 물고기처럼 활약했다.
이날 이연복 셰프는 사천 요리 전문 레스토랑 셰프들과의 1차전에서 연장전 끝에 승리를 거뒀다. 1차전의 스코어는 1대1이었고, 연장전이 필요했던 상황에 용감하게 출전표를 던진 이연복 셰프는 두부가지튀김에 한국식 마파두부 소스를 이용한 요리를 선보였다.
돋보였던 것은 이연복 셰프의 요리 선정 센스였다. 그는 두반장을 써 입안이 얼얼하게 매운 사천식 요리를 선보였고, 중국, 한국, 프랑스, 독일, 미국까지 다국적으로 구성된 평가단은 중국의 느낌이 강한 그의 요리를 택했다.
당연하게도, 두부가지튀김이 한국 요리라는 말에 평가단은 모두 놀랐다. 특히 다소 편파 판정을 해 온 중국 국적의 평가단원은 사천 요리라 생각했던 이연복의 요리가 한국의 것으로 밝혀지자 고개를 떨궜다.
결과는 이연복의 5대0 압승이었다. 다섯 명의 평가단은 모두 이연복의 요리를 만장일치로 택했다. 모두가 극찬했는데, 그 중 한 사람은 "내 생애 최고의 요리였다"고 감탄을 하기도 했다.
이연복의 파죽지세는 2차전에서도 계속됐다. 2차전의 상대는 국제적인 5성급 호텔의 셰프들이었는데, 3년간 15,000개의 레시피를 개발했다는 총괄 셰프부터 시작해 국제대회에서 세계 챔피언을 한 셰프 등이 속해 있는 '역대급' 대결 상대였다.
중국 셰프들은 자신만만했다. 이기는 것이 당연하다 생각했고, "한국팀이 원하는 주제를 먼저 고르라"며 여유있는 모습을 보이기까지 했다. 그러나 자존심 센 최현석이 "동전을 던지자"며 단호히 제안을 거절했고, 동전 던지기 결과 첫 번째 대결에서는 중국팀이 제시한 주제인 '동양과 서양을 사로잡을 매운 요리'가 선택됐다.
첫 번째 주자로 나선 이들은 이연복과 오세득이었다. 상대편의 의기양양함에 다소 긴장한 듯한 모습을 보였던 두 사람은 최선을 다해 전복과 새우로 요리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러나 난관이 있었다. 준비 하려던 두 가지 소스 중 전복 내장으로 만들려고 했던 소스의 맛이 생각보다 쓰고 비리게 나온 것. 결국 한 가지 소스를 포기하고 남은 한 가지로만 음식을 내놓게 된 한국팀은 결과를 낙관할 수 없는 상황에 빠졌다. 중국팀 셰프들은 자신들의 요리가 5대0으로 승리를 거둘 것이라며 장담하는 모습을 보이기까지 했다.
그러나 또 한 번 이연복의 마법이 반전을 만들었다. 한국팀이 4대1로 승리를 거둔 것. 동양과 서양의 조화, 매운 맛이라는 주제에 집중한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쿡가대표'의 첫 출전지인 홍콩에서 한국팀은 쓴 패배의 맛을 봤다. 하지만, 심기일전 중국에서 다시 한 번 맞붙은 이들은 연이어 좋은 성적으로 '쿡가대표'의 이름값을 제대로 했다. 그 중에서도 본토에서 중국 요리로 평가단 및 셰프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이연복의 저력은 그의 유명세가 허투루 나온 것이 아님을 증명했다. /eujenej@osen.co.kr
[사진] '쿡가대표'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