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EXID 멤버 하니의 키워드는 '털털함'이다. 무대 위에서는 그 섹시한 춤을 소화하면서도 방송에서 보여주는 그녀의 매력은 내숭 없는 털털한 모습이 대부분이다. 하니가 '직캠'으로 인한 반짝 스타가 아닌 꾸준한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을 보면 아마도 이 섹시함과 털털함의 이질적인 모습에 대중이 꽤 많은 매력을 느끼기 때문일 것.
하니를 스타덤에 올려준 것은 2014년 '위아래' 무대의 직캠 영상이었다. 한 팬이 촬영한 이 영상이 화제를 모으면서 이른바 'EXID의 역주행 사건'이 벌어졌고, 음악방송 1위까지 하면서 이 후로 쉼 없는 행보를 이어오고 있는 EXID다.
그 중에서 하니에 대한 열광은 더 컸다. 직캠의 주인공이 하니였던 점도 그렇지만, 방송에 자주 노출되면서 하니가 보여줬던 그 솔직하고 털털한 면이 대중에게 잘 어필됐다.
SBS '동상이몽'에서는 똑부러지게 조언하며 소신을 밝히고, 종합편성채널 JTBC '학교다녀오겠습니다'와 '크라임씬2'에서는 스마트한 모습으로, 또 '정글의 법칙'과 '3대천왕'에서는 꾸밈없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걸그룹 멤버이면서도 망가짐을 두려워하지 않고, '하니형'이라고 불릴 정도로 거침없이 모든 것을 보여주는 것이 바로 대중이 찾은 하니의 매력이다.
그러면서도 EXID로 무대에 설 때는 직캠 속 하니의 그 모습으로 돌아가 예능에서와는 또 다른 매력을 보여줬다. 핫팬츠를 입고 군무를 소화하면서 '핫'하게 분위기를 달군다. 분명 하니는 EXID의 무대와 개인이 출연하는 방송에서의 이미지가 확연히 다르고, 구분할 줄 아는 스타다.
아쉬운 면도 있다. 하니가 보여주는 모습이 아쉽다는 것이 아니라 하니의 이미지를 비슷하게 소비하고 있는 방식이 아쉽다. 하니의 꾸밈없는 모습은 예능에 잘 부합되는 이미지지만, 그렇다고 비슷하게만 소비된다면 대중은 분명 이 똑같은 방식에 지루함을 느낄 수 있다. 그래도 앞서 '크라임씬2'이나 '동상이몽' 등에 출연했을 당시에는 보다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는데, 최근에는 하니가 출연하는 어떤 방송도 비슷한 느낌이다.
'3대천왕'에서 보여준 '먹요정', '주간아이돌'에서 보여주는 망가짐은 지난 2년간 하니가 꾸준히 보여줬던 이미지인데, 방송에서 핫하다는 하니를 계속 찾으면서도 이 비슷하고 어디서 본 것 같은 모습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쉽다. 분명 하니의 매력이 솔직하고 털털한 모습이지만, 지루한 반복 소비보다는 신선함을 줄 새로운 시도도 필요하지 않을까. /seo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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