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톡톡] '돌아저씨', 이렇게 외면받긴 아까운 웰메이드
OSEN 박진영 기자
발행 2016.04.07 10: 47

'돌아와요 아저씨'가 또 다시 자체 최저 시청률을 기록했다. 회를 거듭할 수록 가슴 따뜻한 이야기들로 가득 채워지고 있는데도 시청률은 계속 하락하고 있는 것. 분명 이렇게까지 외면 당할 드라마가 아님에도 수치로 환산된 결과는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
 
SBS 수목드라마 '돌아와요 아저씨'(극본 노혜영, 연출 신윤섭)는 일본 소설 '쓰바키야마 과장의 7일간'을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로 저승 동창생 김영수(김인권 분)와 한기탁(김수로 분)이 이해준(정지훈 분)과 한홍난(오연서 분)이 되어 역송체험을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다소 황당할 수도 있는 이야기 설정 때문에 처음에는 단순한 코미디 드라마라 생각됐던 '돌아와요 아저씨'는 회를 거듭할수록 가슴 따뜻하고 뭉클한 이야기로 시청자들까지 자신들의 삶을 되돌아보는 기회를 마련하고 있다. 이해준과 한홍난은 자신들이 사랑하는 이들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 하고 있는데 그 과정에서 그간 몰랐던 비밀이나 가족들의 속내를 알아가고 있다.
남자인 기탁이 하루 아침에 여자 홍난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생기는 코믹한 상황이나 백화점 직원이었던 영수가 점장이 되면서 벌어지는 웃지 못할 해프닝으로 인해 생기는 재미는 기본이고 갑을 향한 을의 통쾌한 반란 역시 기대 이상이다. 여기에 더해지는 반전 스토리와 극 말미 공개되던 에필로그는 한 회도 빼놓지 않고 '돌아와요 아저씨'를 봐야 하는 이유를 만들어 주고 있다.
특히 지난 6일 방송된 13회에서는 딸 한나(이레 분)를 향한 해준의 단단하고 진한 부성애가 시청자들의 눈시울을 붉히게 만들었다. 알고보니 영수는 결혼 전 다혜(이민정 분)가 임신한 것을 알면서도 한없이 다정하고 자상하게 그녀를 돌봤던 것. 그리고 그는 다혜에게 과거는 묻지 않겠다고 약속을 했었다. 그럼에도 영수는 자신보다는 다혜와 한나를 더욱 걱정해 뭉클함을 안겼다. 다혜 역시 영수를 향한 진심을 해준에게 고백했다.
이는 곧 저승으로 돌아가야 하는 해준, 즉 영수에게 크나큰 선물이나 마찬가지였다. 결국 죽고 나서야 더 절실하게 깨닫게 되는 가족이라는 따뜻한 울타리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주위를 돌아볼 수 있게 하는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 배우들의 연기 역시 일품이다. 코믹 연기에 일가견이 있는 김수로와 김인권를 비롯해 이렇게 망가져도 되나 싶을 정도로 온 몸을 불태우는 정지훈, 오연서는 물오른 코믹 연기는 물론 깊은 감정 연기로 시청자들의 호평을 얻고 있다. 눈물의 여왕이라고 해도 좋을 이민정의 눈물 연기는 매회 코끝을 찡하게 만들고, 아역 이레 역시 명연기를 선보여 극적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돌아와요 아저씨'의 시청자들은 2.8%(닐슨코리아, 전국기준)로 내려앉은 시청률이 납득이 안 갈 수밖에 없다. 경쟁작인 KBS 2TV '태양의 후예'가 33.5%라는 진기록을 세우며 승승장구를 하고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 '돌아와요 아저씨'가 이 정도로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을 드라마는 아니라는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수치로 따지면 한없이 아쉬운 결과. 하지만 이제는 제작진과 배우들이 끝까지 중심을 잃지 않고 촬영에 임해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길 바랄 뿐이다. /parkjy@osen.co.kr
[사진] '돌아와요 아저씨'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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