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곡성’의 나홍진 감독이 작품을 둘러싼 여러 관심에 대해 직접 입을 열었다. 오랜 작업 기간 끝에 탄생한 신작이라는 점,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15세 관람가를 받은 점 그리고 국제적인 영화제인 칸 영화제에 경쟁 부문으로 출품했다고 전해진 소식에 대해서다.
나홍진 감독은 7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 압구정 CGV에서 열린 ‘곡성’ 제작발표회를 통해 이 모든 궁금증을 해소해줬다.
먼저 오랜 기간이 걸린 이유부터 밝혔다. 나 감독은 ‘곡성’을 통해 스릴러 중에서도 또 다른 장르를 선보이고 싶었다고 전하며 자신이 세상에 내놓은 작품은 늘 아쉬움이 든다고 전했다. 물론 이런 아쉬움은 여느 감독들이 모두 느끼는 지점이기도 할 터. 그런 그가 스스로 “정말 최선을 다했다”고 자신 있게 선언할 정도로 완벽에 완벽을 기하기까지 얼마나 고뇌하고 치열한 작업을 거쳤을지는 가늠하기 힘들 정도다.
일단 6개월 동안 함양, 철원, 곡성, 구례, 순천 등 전국을 돌며 로케이션을 진행했다. 창문을 통해 빛이 들어오고 또 단절되는 한옥의 느낌을 제대로 살리고 싶어 세트를 기피했다는 설명이다. 시나리오의 분량이 워낙 길었지만 ‘황해’에 이어 또 한 번 나홍진 감독과 호흡을 맞춘 곽도원은 그의 스타일이 워낙 철저하다고 증언했다.
이제는 ‘나홍진 장르’라는 말을 해도 과언이 아닐 듯싶다. 지난 2008년 장편 영화 ‘추격자’로 강렬하게 충무로에 데뷔한 나홍진 감독이 ‘황해’(2010) 이후 무려 6년 만에 선보인 작품이다 보니 이번에도 청소년관람불가등급을 받지 않았을까 싶었던 것이 사실. 그러나 15세 관람가를 받으면서 한 차례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나홍진 감독은 시나리오 단계부터 직접적인 묘사를 피하고 15세 관람가를 향해 달렸다고 밝혔다. ‘황해’가 절제하지 않고 모든 것을 다 보여준 작품이라면, ‘곡성’은 미쟝센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표현한 작품이라는 설명.
그러나 예상치 못한 점도 있다. 극중 연쇄 사건의 피해자들과 동일한 증상을 보이는 ‘종구(곽도원 분)의 딸’ 역을 맡은 아역배우 김환희와 관련된 일이다. 나홍진 감독은 “(환희가) 안 볼 줄 알고 찍었는데 15세를 받아버려서 걱정이다. 더 어릴 때 찍었는데 보호자와 함께 하면 볼 수 있는 나이가 된 거다. 큰 일 난 거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개봉시기가 가족의 달인 5월인 점으로 보면 온가족이 볼 수 있는 첫 나홍진 영화가 탄생한 셈이다.
또한 나홍진 감독의 이름만으로도 칸 영화제에 대해 많은 영화인들이 주목하고 있다. 그러나 나홍진 감독은 초청받을 수만 있어도 감사하다는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관객들이 보고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영화의 재미를 가장 최우선으로 생각했다는 설명. 재미는 보장돼 있다. 여기에 칸까지 진출해 예술성까지 인정받을 수 있을까.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 besodam@osen.co.kr
[사진]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