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경규’, ‘예능대부’라 불리는 방송인 이경규가 ‘능력자들’ 입장을 완료했다. 이경규가 과연 그동안 침체돼 있던 MBC 목요일 심야에 활기를 불어넣으며 MBC의 목요일 저주를 풀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경규가 김성주와 함께 지난 7일 MBC ‘능력자들’의 새 MC로 나섰다. ‘능력자들’이 목요일 오후 11시로 시간대를 옮겨 프로그램을 진행했던 김구라가 겹치기 출연으로 하차하면서 이경규와 김성주가 새 MC로 투입된 것.
두 사람의 차진 케미는 어느 정도 예상이 됐다. 앞서 이경규와 김성주는 tvN ‘화성인 바이러스’에서 호흡을 맞췄기 때문. 거기다 이들 모두 요즘 활발하게 활동하며 최고의 방송인으로 인정받고 있어 시청자들의 기대를 모았다. 특히 이경규가 최근 대활약을 펼치고 있어 그를 향한 기대가 높아진 상황이었다.
이경규는 KBS 2TV ‘나를 돌아봐’에서 박명수의 매니저로 활동하며 굴욕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고 버럭 하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하고 있는 것을 비롯해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하 마리텔)에서 신개념 방송으로 두 번 연속 1위를 차지했다.
‘마리텔’에서 반려견과 함께 누워하는 방송인 ‘눕방(누워서 하는 방송)’, 낚시터에서 붕어를 잡는 방송인 ‘낚방(낚시 방송)’에서 묘한 중독성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데뷔 36년 동안 쌓아온 여유와 재치로 이경규는 ‘옛날 사람’이 아닌 어린 네티즌들과도 소통하며 다시금 진가를 확인시켜줬다.
이날 방송에서도 이경규는 재치 있고 거침없는 입담으로 프로그램을 이끌었다. 이경규는 목요일 밤을 ‘황금시간대’라고 표현하며 “구라가 담당하기에는 힘들다. 좀 더 센 사람을 찾은 거다”고 으쓱해하더니 김구라가 20회까지 했으니 40회까지는 김성주와 하고 그 뒤로 자신이 원톱MC로 할 거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한 자신의 능력이 예능 수명 판독기라며 ‘능력자들’에서 가장 오래갈 사람으로 자신을 꼽았다. 예상했던 대답을 내놓으니 웃음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솔직하고 화끈한 표현, 이경규의 매력이었다. 오랜만에 호흡을 맞추는 김성주에게도 거침없는 발언으로 큰 웃음을 만들어냈다. “김성주와 2~3년 만에 방송하는데 많이 늘었다. 거의 다 주도한다”고 삐친 모습을 보여 출연진을 폭소케 했다.
이뿐 아니라 이경규는 오랜 방송, 인생경험을 바탕으로 ‘능력자들’의 ‘덕후’에 대한 표현이 눈길을 끌었다. 이경규는 “덕후는 3독이 필요하다”며 “취미 생활에 지독하던지, 중독하던지 덕후들은 뒷모습이 쓸쓸하다. 그래서 고독이다”고 했고 김성주는 이경규의 말을 메모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이경규의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빵빵 웃음을 터뜨렸다. ‘갓경규’, ‘예능대부’라고 부르는 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이에 이경규가 MBC의 목요일 저주를 풀고 ‘능력자들’을 시청률 1위 자리에 올려놓을 수 있을지, 그의 한계 없는 ‘능력’이 기대된다. /kangsj@osen.co.kr
[사진] MBC ‘능력자들’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