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치열 돌풍이 중국 대륙을 지나 한국에도 거세게 불고 있다. 중국판 '나는 가수다 시즌4' 출연을 통해 '황쯔리에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황치열은 7일 KBS 2TV 심야예능 '해피투게더3'에서 한국 시청자들을 웃기고 또 웃겼다. 황치열이 노래만 잘해서 이렇게 떴을까. 톡톡 튀는 재치와 순발력, 그리고 빵 터지는 입담까지 타고난 예능감을 뽐낸 '해투' 출연에서 제대로 진가를 드러냈다.
황치열은 자타가 공인하는 실력파 가수다. 아이돌 그룹의 보컬 트레이너를 맡았을 정도로 가창력과 음감에서는 가요계 공인을 받은지 오래다. 각종 경연 무대에서 트로피를 휩쓸었던 것도 그의 자질을 입증하는 대목이다.
그런 황치열을 '해투' MC들이 가만 놔둘리 없었다. 중국에서의 활동 소식부터 신데렐라 등극의 소감까지 질문이 끝없이 쏟아졌다. 여기서 황치열이 겸손을 떨어다면 식상했을 터. 왠걸. 그는 MC들의 관심도가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물만난 고기처럼 자기 자랑에 침 마를 새 없는 모습으로 예능감을 자랑했다.
먼저 요즘 청춘 스타들의 인기 척도라는 SNS 팔로워 수. 황치열은 “SNS 계정을 처음 냈을 때 (매니저 역할을 하는)장위안이 '몇 명이나 팔로우 할 것같냐'고 묻길래 '천 명 아니면 만 명'이라며 고개를 갸웃했는데 어느새 백만을 돌파했다"고 했다. MC들은 그 엄청난 숫자에 놀라 뒤로 자빠졌다.
그뿐일까. 액수의 규모가 상상을 초월한다는 중국 출연료 질문에는 "한국보다 100배 정도 많다"고 답해 다시 한 번 MC들의 입을 벌리게 하면서 부러움 반 시샘 반 눈길을 한 몸에 받기도 했다.
황치열의 이런 자기 자랑이 밉지 않고 예뻤던 배경은 과장 아닌 사실이기 때문. 그는 실제 중국에서 하루 24시간도 모자란 스타로 유명하다. 그래서 얻은 또 하나의 별명이 바로 '대륙의 왕자'. 후난위성 TV '나가수4' 출연을 계기로 온갖 CF에 출연하고 춘절 특집과 인기 예능 프로 등에 겹치기 섭외되는 등 대세 행보를 이어가는 중이다. 이 모든 성과가 불과 중국 진출 3개월 만에 이뤄졌다니 놀랄수 밖에.
'나가수4'에서 그는 외국인 최초로 1회부터 등장, 가왕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고 '2016 쿠 뮤직 아시아 어워즈'의 가수상까지 받았다.
이제 그의 성공 신화는 한국으로 역수출되는 중이다. 엠넷 '너의 목소리가 보여'와 KBS 2TV '불후의 명곡'에서 잠깐씩 존재감을 드러내는 데 그쳤던 황치열은 '해투3'를 통해 한국 시장 재진입의 활로를 열었다. '제2의 임재범' 애칭 속에 9년 무명의 아픔을 겪은 황치열이 말 그대로 인간극장의 드라마를 찍고 있는 요즘 연예계다. /mcgwire@osen.co.kr
[사진]후난위성TV, KB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