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가 많은 것이 죄라면 죄일까.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을 향한 스포일러(예비 시청자에게 내용을 미리 알리는 행위)가 끊이질 않고 있다. 이로 인해 게릴라 콘서트가 무산됐음에도 불구하고 대신 진행한 녹화 내용까지 방송에 앞서 보도됐다.
‘무한도전’의 스포일러 몸살은 게릴라 콘서트로 재점화됐다. 앞서 제작진은 지난 7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을 목표로 그룹 젝스키스와 게릴라 콘서트를 준비했다. 16년 만에 재결합 무대인만큼 성사됐다면 팬들에게도 시청자들에게도 특별한 추억을 선사했을 터. 그러나 무산됐다. 스포일러 때문이었다.
게릴라 콘서트는 무엇보다도 철통보완이 재미를 살리는 요소다. 장소, 날짜, 시간이 모두 알려지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되는 깜짝 쇼라는 말이다. “안대를 벗어주세요”라는 말 다음에 따라오는 가수들의 눈물이 진한 감동을 자아낸 건 게릴라임에도 불구하고 가득 메워진 관객석이라는 반전 덕분이다. 생일날 진행하는 몰래 카메라만 해도 미리 눈치를 채면 김이 빠질 판에 미리 알고 진행하는 게릴라 콘서트가 과연 ‘게릴라’라는 의미가 있을까.
결국 제작진은 강수를 뒀다. 게릴라 콘서트를 취소한 것. 제작진 입장에서는 그럴 수밖에 없는 결정이었다. 이미 게릴라 콘서트 의미는 사라졌으니 계획을 엎을 수밖에.
원래대로라면 게릴라 콘서트가 열렸어야 하는 지난 7일에도 웃지 못 할 해프닝이 벌어졌다. 이날은 ‘무한도전’이 정기녹화를 진행하는 날이다. 정기녹화는 매주 목요일. 일상처럼 진행되는 정기녹화임에도 불구하고 긴급소집 모임이라는 말로 부풀려져 또 다시 뜨거운 관심을 받게 됐다.
그리고 8일에는 또 다시 한 차례 스포일러가 추가됐다. 정기녹화 날 진행한 녹화는 ‘무한상사’였다는 내용. 이에 MBC 관계자는 “방송을 통해 확인해 달라”며 간곡히 부탁했다. 한 차례 계획이 엎어진 상황에서 뫼비우스처럼 또 등장한 스포일러에 시청자들도 지쳐가고 있다. / besodam@osen.co.kr
[사진] M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