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집사다. 배우 백도빈이 영화 ‘두 개의 연애’에서 게스트하우스의 주인으로 등장해 진짜 집사로 변신했다. 분량을 씹어 먹는 신스틸러로 활약해 영화 속 웃음을 책임진다.
8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강로동에 위치한 CGV 용산에서 베일을 벗은 ‘두 개의 연애’(감독 조성규)는 걸그룹 카라 출신의 배우 박규리의 스크린 데뷔작으로 화제가 된 작품이었다.
물론 재일교포로 변신해 의도적으로 어색하게 보이는 한국어 연기를 선보인 박규리의 노력도 박수 받기 충분하지만, 예상치 못한 재미 요소가 숨겨져 있었다. 바로 SBS 예능프로그램 ‘토요일이 좋다-오! 마이 베이비’로 ‘백집사’ 캐릭터를 얻은 백도빈의 활약이다.
이 영화는 사실 영화감독 인성(김재욱 분)의 두 개의 연애를 중심적인 소재로 한다. 감독은 일본어를 구사할 때와 한국어를 구사할 때 달라지는 두 개의 영혼을 그리고 싶었다고 밝힌 바. 인성은 현재 연인인 윤주(채정안 분)와 과거의 연인이지만 미련이 남아 있는 미나(박규리 분) 사이에서 고민한다. 본인은 자유로운 영혼이라고 외치고 다니지만 우유부단하기 짝이 없다.
그리고 강릉에서 세 사람이 마주치게 되면서 벌어지는 난감한 상황들이 영화의 웃음 포인트 중 하나가 된다. 인성과 윤주가 가는 길목마다 미나가 있다. 세 사람이 만나는 상황을 어떻게 해서든 막으려는 인성의 고군분투가 애처롭기 그지없다. 인성의 고군분투를 풀어가는 과정 중에 백도빈의 활약이 대단하다.
백도빈은 세 사람이 강릉에서 묵는 숙소의 주인으로 고운 색감의 한복을 입고 등장한다. 진중한 말투와 행동과는 달리 자물쇠에 연연하는 괴짜스러운 성격이 웃음을 자아낸다. 또 인성의 두 개의 연애를 표면적으로는 유일하게 알고 있는 인물. 그와 엮이면서 영화는 더욱 유쾌하게 풀어진다.
이 점이 백도빈의 활약에 박수를 보내는 이유다. 사실 인성 캐릭터는 여성들의 분노를 살 수 있는 캐릭터인 것이 사실. 그러나 백도빈의 감초 연기가 더해지면서 영화는 웃음을 터트릴 수밖에 없게 한다. 이런 활약이야 말로 분량을 씹어 먹는 ‘신스틸러’라 할 수 있지 않을까.
4월 14일 개봉. / besodam@osen.co.kr
[사진] '두 개의 연애' 스틸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