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크러쉬’에 이어 이제는 ‘할매크러쉬’다. 평균 연령 65세의 할머니들이 랩에 도전해 얼마나 완성도 높은 무대를 선보일 수 있을지 우려가 먼저 됐던 것이 사실. 그러나 대체 어떤 특훈을 받았기에 볼 만한 무대를 만들게 된 걸까. 101명의 소녀들이 떠난 금요일 밤을 이제 ‘할미넴’(할머니와 래퍼 에미넴의 합성어) 군단이 책임진다.
JTBC 예능프로그램 ‘힙합의 민족’은 할머니들이 랩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문희경, 양희경, 김영임, 김영옥, 최병주, 이경진, 이용녀, 염정인까지 8명의 할미넴 군단이 만드는 Mnet ‘언프리티 랩스타’라고 생각하면 설명이 되겠다. 처음에는 우려의 시선이 많았다. 비웃음도 샀다. 과연 제대로 된 랩을 선보일 수 있겠냐는 거다.
지난 8일에 방송된 2회에서는 본격적인 할미넴들의 공연이 펼쳐졌다. 자기소개랩은 물론 1차 경연 무대도 시작된 것이다.
뮤지컬배우인 문희경은 음악과 친숙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무대를 쓸 줄 알았다. 막내 할미넴답게 에너지도 가장 넘쳤다. 그 다음으로 래퍼들의 사랑을 받은 할미넴은 양희경. 노래를 불러왔기 때문에 리듬감은 타고났다고 래퍼들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 ‘2희경’은 강력한 에이스로 꼽히고 있는 상황이다.
래퍼라면 가사를 직접 써야 한다. 이 점을 치타가 제대로 집어줬다. 한 팀이 된 최병주 할머니에게 하고 싶은 말을 글로 적어 달라고 요청하며 아주 엄격한 교육을 진행했다. 이렇게 한 이유는 래퍼로서 제대로 인정받게 하고 싶었던 치타의 건강한 욕심 때문. 자신이 전달할 가사는 자신이 쓰는 것이 맞았다.
고뇌의 순간과 노력의 순간을 알고 보니 더욱 뭉클했다. 최병주 할머니와 치타의 공연은 그렇게 감동을 선사한 것.
할미넴 군단이 래퍼들을 만족시킬, 음악팬들에게 인정받을 무대를 준비하는 건 당연히 힘들다. 그러나 할미넴들이 하나같이 하는 말이 있었다. 바로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겠다는 것. 세상의 모든 비웃음에 맞서 인생의 마지막 도전이라는 각오로 나선 할미넴들. 예상보다 완성도 있는 퀄리티로 보고 듣는 재미가 하나 또 생겼다. / besodam@osen.co.kr
[사진] '힙합의 민족'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