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가에 또 하나의 새로운 반전남이 탄생했다. 배우 오창석의 일상을 관찰하다 보니 생각보다 훨씬 더 인간적이고 솔직한 남자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앞으로 만날 작품에서 실장님 역이든, 지질한 남자 역이든 뭐든 가능해 연기파 배우로 성장할 가능성이 충분해 보였다.
지난 8일 방송된 MBC 예능 ‘나 혼자 산다’에 오창석이 무지개 라이브 코너에 출연해 일상을 공개했다. 과묵하고 남자답게 생긴 외모지만 알고 보니 말 많고 노래하길 좋아하는, 의외로 흥 많은 남자였다. 더불어 청소까지 완벽하게 해내는 호감적인 요소가 가득했다.
혼자 살게 된 지 이제 1년 4개월 차에 접어들었다는 그는 방송 관련 종사자들이 모두 그렇듯 가족들과 생활 패턴이 달라 늘 조심조심했다고 털어놨다. 밤늦게 귀가하거나 새벽에 일찍 나갈 때 가족들의 단잠을 깨우지 않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 나와서 혼자 살게 됐다고 했다.
혼자 사는 싱글남들이 대부분 청소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과 달리, 오창석은 마치 청소업체 직원처럼 주도적으로 집안 살림을 가꿔나가고 있었다. 가장 치우기 어렵다는 부엌과 화장실이 반짝반짝 빛이 났다.
또 하나의 반전은 그가 ‘농구 덕후’였다는 점. 농구화 사이트를 제 집 드나들 듯이 자주 둘러보는 것은 물론 지인들과의 경기에 매번 다른 일정한 의상 콘셉트를 내세웠다. 이날 오창석의 운동복 코드는 화이트 & 그레이였다.
오창석은 그동안 지적진 외모로 다수의 작품에서 바르고 올곧은 캐릭터를 주로 맡아왔다. 사실 그가 한 시대를 풍미한 대스타였거나 CF를 싹쓸이하는 톱스타였던 적은 없다. ‘내 마음 반짝반짝’과 ‘왔다 장보리’에선 무서울 만큼 냉정한 대기업 후계자, ‘오로라 공주’에서는 베스트셀러 작가 등 주로 완벽한 남자를 그려 하나의 이미지로 굳어졌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 배우에게는 분명 다른 매력이 있다. 부담스럽게 잘생겼지만 만화방에 죽치고 앉아 만화책을 읽거나, 미친 듯이 노래를 부르는 의외의 면모가 있었다. 실장님 역할을 도맡아 했음에도 실제 모습을 동네 아줌마 혹은 동네 형 같았다.
물티슈를 들고 세면대 물기를 닦는 그의 모습은 그동안 우리가 알지 못했던 이 미남 배우의 또 다른 매력이다. 그의 일상에 또 어떤 모습이 도사리고 있을지 호기심을 자극했다. 이젠 진짜 오창석의 매력을 살린 캐릭터를 보여줄 때가 됐다는 생각이다./ purplish@osen.co.kr
[사진] ‘나 혼자 산다’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