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주연배우 이성민이 연기에 날개를 달았다. 회차를 거듭할수록 급변하는 박태석(이성민 분)변호사를 완벽에 가깝게 표현하는 그를 구경(?)하는 것만으로 즐겁다. '믿고보는 이성민'이 극의 대부분을 홀로 이끄는 이성민의 에너지에 시청자 또한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울 수 밖에 없다.
8일 오후 방송된 tvN 금토드라마 '기억'에서는 학교 폭력의 피해자 정우(남다름 분)를 위해 열정적인 변론에 나서는 아버지 박태석이 그려졌다.
아들이 따돌림을 당한 것도 속상한데 폭력혐의로 궁지에 몰리자 박태석은 끓어오르는 분노를 제어할 수 없었다. 아들의 변론을 맡은 그는 법정 앞에 변호사 자격으로 나서 어른들의 무관심함을 꼬집었다. 동시에 본인도 '어른'임을 인정하며 용서를 구하기도 했다. "가장 구제불능인건 바로 나"라며 핏대를 올리는 박태석의 모습은 굵직한 감동을 선사했다.
알츠하이머로 기억을 점점 잃어가는 중년의 남자 박태석의 고뇌도 엿볼 수 있었다. 아들에게 해준 말을 되뇌이며 "이날을 기억 못할 지도 모른다"고 되뇌이는 박태석의 오묘한 표정은 법정과는 또 다른 모습이었다.
한 시간 남짓한 극에서 몇 번이고 변화무쌍한 면모로 섬세한 연기를 보여준 이성민. '미생' 과장님에서 '연기 아버지'로 불릴 날이 머지 않았다. /sjy0401@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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