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야심차게 내놓은 여자 예능 프로그램이 호평 속에 순조로운 첫 출발을 알렸다. 개성 강한 여섯 멤버들의 소개와 함께 시작된 '언니들의 슬램덩크'가 의외의 조합으로 큰 재미를 만들어낸 것. 이 기세를 몰아 앞으로도 안방 시청자들에게 큰 재미를 선사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인다.
지난 8일 첫 방송된 KBS 2TV 예능 프로그램 '언니들의 슬램덩크'는 라미란, 김숙, 홍진경, 민효린, 제시, 티파니가 꿈에 투자하는 계모임 '꿈계'에 가입하면서 펼치는 꿈 도전기를 다루고 있다. 이들 6인은 본격적인 촬영에 앞서 '1박2일'의 차태현, 데프콘, 김종민과 만나 예능에 대한 조언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이 과정에서 각자의 분명한 캐릭터를 공개하는 한편 남다른 예능감을 뽐내 웃음을 선사했다.
그 중에서도 김숙은 "여자들이 하는 예능은 모든 걸 다 제쳐놓고 1순위로 해야 하는 예능"이라며 이 프로그램을 1위로 꼽았다. 홍진경 역시 여성 예능에 대한 기대감과 악플에 대한 두려움을 솔직하게 드러내 눈길을 모았다. 라미란은 MBC '진짜 사나이' 여군 특집에서도 보여준 바 있는 예능감을 빵빵 터트렸고, 티파니는 특유의 애교를, 제시는 어디로 튈 지 모르는 '센 언니' 파워를 보여줬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모습을 드러낸 민효린은 예능에서 자주 본 적 없어 더욱 신선한 재미를 전했다.
이들은 각기 다른 꿈을 간직하고 있다. 티파니와 민효린, 제시는 어린 시절 연예계 데뷔로 너무 일찍 큰 꿈을 이루어 사소하지만 소중한 꿈들을 포기해야 했다. 또 라미란과 김숙은 오랜 무명 시절로 인해 꿈을 접어야 했다. 홍진경 역시 마찬가지. 가족을 지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어린 나이부터 돈을 벌어야 했던 홍진경은 "꿈은 나에게 사치였다"고 말해 뭉클함을 안겼다. 이들의 진심어린 고백은 앞으로 이 프로그램이 걸어가야 하는 방향성이자, 시청자들에게도 꿈을 돌아볼 수 있게 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날 첫 번째 계주로는 김숙이 선정됐다. 김숙의 꿈은 관광버스를 직접 운전해 여행을 가는 것이었다. 쉬운 듯 쉽지 않은 미션. 게다가 정해진 금액 안에서 모두가 꿈을 이뤄야 하기 때문에 무턱대고 뭐든 도전할 수도 없는 상황. 하지만 김숙은 꿈을 포기하지 않았고, 혹여 비용이 초과된다면 아르바이트라도 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이에 난색을 표하던 보조 제시와 매니저 티파니도 수긍을 했다. 그 과정에서 티파니는 꼼꼼하게 돈관리를 하며 지금껏 제대로 알지 못했던 의외의 매력을 발산했고, 제시는 엉뚱함으로 적재적소에서 빵빵 터지는 웃음을 선사했다.
이 덕분에 '언니들의 슬램덩크'는 늦은 시간대 방송임에도 불구하고 5.2%(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의 안정적인 시청률을 기록했다. '꿈'이라는 단어가 주는 묘한 뭉클함을 안고 첫 단추를 잘 꿴 '언니들의 슬램덩크'가 끝까지 재미와 감동을 동시에 잡는 여성 프로그램으로 성장해나갈 수 있을지 기대가 앞선다. /parkjy@osen.co.kr
[사진] '언니들의 슬램덩크'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