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신지 모르지만 축하합니다^^ 축가가 악뮤라니~" 원타임(1TYM) 송백경의 결혼식 기사에 가장 먼저 달린 댓글이다. 지금 어린 세대들은 벌써 원타임을 모르는구나, 안타까움과 섭섭함이 가슴을 두드린다. 원타임이 누구길래가 아니고, 그때 그시절 힙합 팬들 사이에서 1TYM 모르면 간첩이었는데...
YG는 1997년 정통 힙합듀오 지누션에 이어 다음 해 힙합그룹 원타임으로 대박 연타를 치면서 힙합의 본가로 자리 잡았다. 리더 테디를 필두로 대니, 송백경, 오진환 등 개성 강한 실력파 뮤지션들이 똘똘 뭉친 4인조 그룹은 금세 가요계를 평정했다. '원러브' '위드아웃 유' 등 주옥같은 히트곡들로 2000년대 초반 전성기를 구가한 이들은 2005년 5집을 마지막으로 각자의 길을 떠났다.
그리고 11년. 아직도 힙합팬들의 뇌리에 선명한 원타임 4인 멤버가 한 자리에 모였다. 요즘 아이돌 용어대로 완전체 등장이다. 계기는 멤버 송백경의 9일 서울 강남 결혼식. 미국에 사는 대니가 날아와 축가를 불렀고 YG의 메인 프로듀서로 활약중인 테디도 달려왔으며 지난 해 5월 총각 딱지를 뗀 오진환이 합세했다.
송백경은 이날 경희대 포스트모던음악학과 선후배 사이로 14년 동안 사귀어온 2살 연하의 연인과 백년가약을 맺었다. 품절남 둘과 총각 한 명의 나머지 멤버들은 뜨거운 애정을 듬뿍 담아 축하를 건넸고 축배의 잔을 들었다.
그뿐일까. 올해 20주년을 맞이한 YG 패밀리도 이날 결혼식에 총출동하다시피 했다. 데뷔 20년차인 지누션이 YG 1년 후배 원타임의 경사에 자리를 같이한 데 이어 무려 17년차 후배인 악동뮤지션이 축가를 불렀다. 그 사이에 빅뱅과 2NE1 등 YG의 간판 남매그룹도 참석했고 독립한 세븐도 찾아왔다. 마치 YG패밀리 콘서트를 보는듯한 훈훈한 분위기의 잔칫집이었다는 것이 결혼식에 참석한 한 연예관계자의 전언이다.
원타임을 단 한 번 만난 적도 없는 악동뮤지션은 어떻게 축가를 불렀을까. 원타임과 20년지기인 YG 양현석 대표 프로듀서가 막내들에게 부탁을 했고 이찬혁 수현 남매가 흔쾌히 수락해 대니에 이은 축가 무대가 이뤄졌다는 것. 빅뱅 4인 멤버중에서는 영화 촬영중인 탑이 빠졌지만 지드래곤과 대성, 승리는 자리를 함께 했다. 2NE1의 경우 미국에 머물고 있는 씨엘이 부득이하게 얼굴을 비치지 못했지만 박봄과 산다라박이 환한 얼굴로 분위기를 돋웠다.
강산이 두 번 바뀔 20년 세월이 흐르도록 끈끈한 YG의 동료애로 송백경의 결혼식이 더 빛나지 않았을까 싶다. /mcgwire@osen.co.kr
[사진] 태양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