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째 봐도 질리지가 않는다. 김태호PD를 필두로 한 제작진이 다시 한 번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 멤버들을 감쪽같이 속였다. 지난주에 이은 헬기 '몰카'의 두 번째 이야기인데, 엄밀히 말하면 이번주에는 첫 번째 타켓이 된 유재석이 완벽하게 속아 넘어가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웃음 폭탄을 던졌다.
지난 9일 오후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는 '헬기 몰카'로 다시 한 번 유재석을 속이는 김태호PD 및 제작진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방송 말미, 김태호PD는 유재석을 불러 "해보니까 실제 헬기와는 다른 게 많아서 다시 준비를 했다"며 다시 하는 '헬기 몰카'의 테스트를 해 달라고 부탁했다. 멤버들을 또 속인다는 말에 넘어간 유재석은 흔쾌히 허락했고, 눈 앞에 지난 번과 비슷한 차가 있자 안심한 채 다시 안대를 쓰고 제작진을 따라 나섰다.
그러나 그렇게 호락호락한 '무한도전' 제작진이 아니다. 유재석이 안대를 가리는 순간, 다시 한 번 '몰카'는 시작됐다. "한 번 태워드리겠다"며 무심하게 말했던 김태호PD는 유재석을 차에 태운 뒤 실제 헬기 앞으로 데려갔다. 한 번 당했던 유재석은 "진짜 헬기다"라며 향상된 기술력(?)을 칭찬할 뿐 별 의심없이 앉았다.
이어 갈수록 실감나는 느낌에 유재석은 "오 진짜 같다. 야, 이거 대박이다. 이건 헬기가 떴다고 밖에 생각할 수 없다"라거나, "한 번 당한 입장에서는 웬만해서는 안 속는다. 그런데 이건 정말 당할 수밖에 없다"고 감탄했다.
거기에 김태호PD는 말을 보태며 유재석이 만에 하나 가질 의심을 없애는 데 사력을 다했다. 그는 "진동이 있다"는 말에 "모터를 달았다"고 했고, "조금 움직임을 줘 볼까?"라며 일부러 기중기 위에 올려진 차로 효과를 주는 듯한 대사를 치며 유재석을 속이는 데 집중했다.
결국 하늘 위에서 안대를 벗은 유재석은 감짝 놀라고 말았다. 사태 파악이 잘 되지 않는 듯 멍한 표정을 지었던 그는 이내 "너희 미쳤느냐"고 김태호PD 및 제작진에게 소리를 질렀고, 스카이다이빙을 시키려고 하는 교관에게 "선생님, 다음에 스카이다이빙을 하겠다"고 약속까지 해주게 됐다.
'무한도전' 멤버들을 속이는 김태호PD의 모습을 보는 것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몰카'의 역사는 '무한도전'이 처음 시작된 때부터 이어져 왔다. 그 때마다 멤버들은 "혹시나"하는 마음을 갖다가도 너무나 완벽한 시나리오에 깜빡 속아 넘어가고야 만다.
이날 방송 역시 그랬다. '예능 베테랑'인 유재석은 김태호PD에게 또 한 번 완벽하게 당하고 말았다. 늘 블록버스터급 스케일을 자랑하는 '무한도전'다웠다. /eujenej@osen.co.kr
[사진] '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