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진이 왜 이제서야 왔나. 그야말로 'SNL코리아'에 적합한 호스트였다. 망가짐을 두려워하지 않고, 진지한 연기까지 겸한 그는 그야말로 'SNL코리아' 호스트의 모범 답안과도 같았다.
지난 9일 이정진은 tvN 'SNL코리아7' 호스트로 나섰다. 아무도 없이 덩그러니 시작한 모습은, 최근 시청률 하락을 비롯해 재미가 결여됐다는 일부 지적에 대한 제작진과 크루의 각오와도 같았다. 그렇게 이정진은 최선을 다해 웃기기 위해 홀로 떠났다.
결과는 대만족이었다. 근래에 보기 힘든 웃음들이 방송 내내 터져나왔다. 야외 VCR코너 '쿨가이'로 포문을 연 이정진은 대사 하나 없이, 동일한 모델 포즈로 곳곳을 누비벼 웃음을 자아냈다. 과거 우산을 쓰고 수시로 출몰했던 최민수를 떠올리게 할 웃음이었다.
'말죽거리 잔혹사'에서는 김준현, 정상훈, 신동엽의 틈바구니에서 입술을 볼을 배를 내놓는 걸 주저하지 않았다. 많은 이들이 뽀뽀로 주고 받으며 많은 이의 '비명'을 자아냈으며, 깜짝 출연한 갓세븐 잭슨은 신동엽과 입을 맞추며 코너를 마무리했다.
'내 생애 가장, 좋은 나 좋은 팬'을 줄여 발음한 '좋나 좋은 팬'도 탁월했다. 이정진의 매력에 빠진 권혁수가 팬클럽에 가입하면서 발생하는 사건들이 나열되며 집중케 했다. 결국 입덕은 있지만 탈덕은 없다는 소름 돋는 이정진의 집착 연기는 하얀 면사포에 이어 여자친구 분장까지 이어지며 박수를 절로 자아냈다.
'SNL코리아'는 이래야 했다. 단순히 홍보를 위하거나, 이미지 개선을 위하거나, 자숙을 끝내기 위한 홍보로 전락해서는 안된다. 이렇게 모든 것을 불살라 보여줄 수 있어야, 진짜 'SNL코리아' 호스트다. / gato@osen.co.kr
[사진] 'SNL코리아7'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