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근이 자신이 가장 잘하는 특기로 지난날의 과오에 보답하고 있다. 분명 팬들에게 씻을 수 없는 배신감을 안긴 이수근이지만 그의 예능감은 어느새 물이 올랐다. 역시 콩트의 신은 이수근이었다.
9일 방송된 JTBC '아는형님'에 게스트로 배우 강예원이 나왔다. 그는 강호동, 이수근, 김영철, 이상민, 서장훈, 민경훈, 김희철과 함께 콩트에 도전했다. 영화 '뷰티 인사이드'를 패러디한 '남편 인사이드'로 7인 1역의 멤버들과 쉴 새 없이 콩트 연기를 주고받아야 했다.
민경훈은 다정한 남편, 김희철은 로맨틱한 남편이었다. 강호동은 JTBC '마리와 나'가 폐지된 걸 활용해 콩트를 이어갔고 김영철은 강예원과 크게 부부싸움을 했다. 이상민은 자신의 허물을 '디스'하며 사업에 매달렸고 서장훈은 거인 남편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끝판왕'은 이수근이었다. 틈틈이 얼굴을 내밀며 등장한 다른 이들과 달리 이수근은 가장 마지막에 나왔다. 등장과 함께 "의사 선생님이 오늘이 날이래"라고 대사를 치며 앞서 민경훈이 만들어 놓은 2세 만들기 내용을 이어가 웃음을 안겼다.
집안에 있는 상황이니 그는 자연스럽게 아내 강예원 앞에서 옷을 벗기 시작했다. 민소매 러닝에 반바지 차림으로 가장 자연스러운 남편 연기를 했다. 능청스러운 이수근을 보며 강예원은 '빵' 터졌고 제작진도 웃음을 참지 못했다.
상황은 더욱 꼬여갔다. 방안에서 강호동이 진짜 남편이라며 등장한 것. 러닝셔츠 차림에 강호동을 맞닥뜨린 이수근은 돌연 강예원을 사모님이라 부르며 "세탁물 가지러 왔다"고 변명했다. 이수근의 생각지 못한 애드리브에 강호동마저 배꼽을 잡고 웃었다.
이수근은 내의 차림으로 쫓겨나는 상황에서도 끝까지 웃음을 책임졌다. 이를 옆 세트장에서 지켜 보던 동료 출연자들은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역시 콩트의 신은 이수근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강예원 역시 콩트를 마친 뒤 최고의 남편으로 이수근을 꼽았다.
MBC '무한도전'의 대표 콩트극 '무한상사' 못지않은 '역대급' 콩트가 탄생했다. 이수근이 만들고 강예원과 강호동이 받아친 이 상황은 오래도록 안방에 진한 웃음을 남겼다. 보고 또 보고 싶은 콩트가 완성됐다. /comet568@osen.co.kr
[사진] '아는형님'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