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석과 함께 '국민 MC'로 불리던 강호동. 그를 향한 대중의 기대감이 커서였을까. 본인 스스로 느끼는 부담감도 굉장한 듯했다. 그의 진심이 뜻밖의 예능 프로그램에서 공개됐다.
9일 방송된 JTBC '아는형님'에서 강호동은 게스트로 나온 강예원과 진솔한 이야기를 나눴다. 학생과 상담 선생님 콘셉트였는데 강호동은 이 콩트에서 자신의 솔직한 속내를 몽땅 털어놨다.
울상을 지은 채 그는 "JTBC '마리와 나'가 결국 폐지됐다. 어느 정도 기다려 줘야하는 것 아니냐. 난 동물에 대한 전문성이 없다. PD가 괜찮다고 도와주겠다고 했다"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리고는 "이제 교감하기 시작했다. 이제 막 동물들과 친구가 되기 시작했다. 그런데 기다려 주지 않은 채 폐지됐다. 제작진도 JTBC를 욕할 정도였다"고 덧붙였다.
강호동은 지난 6일 방송된 '마리와 나' 마지막 회에서 "이따가 마지막에 감독님이 나와서 (종영이) 몰래카메라라고 말해줬으면 좋겠다"고 밝힐 정도로 '마리와 나'에 애정을 내비쳤다.
하지만 끝내 '마리와 나'는 4개월간 전파를 탄 후 갑작스럽게 종영했다. JTBC 채널에서 '아는형님'과 '마리와 나'를 비롯해 '쿡가대표' MC까지 맡고 있는 강호동으로서는 섭섭한 일이었다.
그는 강예원과 대화를 나누며 "'마리와 나'가 그렇게 되고 나니 지금 하고 있는 '아는형님'이랑 '쿡가대표'에서도 알아서 나가라는 건지 모르겠다"고 몹시 속상해했다.
강호동은 운동선수 출신 특유의 넘치는 파이팅과 건강한 에너지로 오래도록 시청자들의 큰 웃음을 책임졌다. 하지만 오랜 공백기 후 컴백한 뒤 좀처럼 예전 같은 날개를 달지 못하고 있는 상황.
지상파 채널에서 SBS '스타킹'과 KBS 2TV '우리동네 예체능'을 진행하고 있는 그이지만 어쩌면 '아는형님'이 그에게 최적화 된 예능일지도 모를 일이다. 이날 방송에서 그가 보여준 진심과 더불어 콩트 연기는 시청자들을 매료시키기 충분했다.
스스로 강호동 라인이라고 외치는 이수근과 호흡은 여전히 찰떡이었다. 여기에 민경훈과 김희철이 강호동을 잡는 애송이들 임무를 맡아 의외의 '케미'를 자아내고 있다. 서장훈, 김영철, 이상민도 적재적소에서 강호동을 서포트하고 있다.
강호동은 강예원과 대화를 마치기 직전 "내가 2년 뒤 대상을 받을 수 있겠냐"고 물었다. 희망찬 이야기에 얼굴 가득 웃음꽃을 피운 그를 보며 시청자들은 '아는형님'으로 강호동이 완벽하게 부활할 기분 좋은 예감을 느꼈다. /comet568@osen.co.kr
[사진] '아는형님'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