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니에게는 묘한 힘이 있다. 대중의 뜨거운 공감을 이끌어내는 것에 탁월함을 보이고 있는데, 그가 웃으면 시청자들도 미소 짓고, 눈물을 흘리면 함께 눈시울을 붉힌다. 이유는 간단하다. 전혀 꾸밈이 없다는 것. 입을 활짝 벌리고 짓는 너털웃음이나, 망가지는 것도 신경 쓰지 못한 채 터뜨리는 눈물이 대표적이다.
특히나 ‘눈물’은 웃음보다 임팩트가 강렬한 요소. 그가 속한 그룹 EXID가 ‘차트 역주행’으로 공중파 음악방송에서 첫 1위를 차지했을 때 감격에 오열하던 장면, MBC ‘복면가왕’에서 동료 멤버 솔지가 무명의 설움을 딛고 노래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연신 눈물을 훔치던 모습 등은 아직도 대중의 기억에 남아 있다.
말로 하지 않아도 그의 솔직한 눈물이 그간의 고된 노력들과 힘들었던 과정들이 설명하기 때문일 테다. 하니는 또 한 번 울었다. 그는 지난 9일 방송된 지난 9일 방송된 SBS '토요일이 좋다-백종원의 3대천왕'(이하 '3대천왕') 빵 특집 편에서 명인이 만큼 크로켓을 먹고는 눈물을 흘렸다.
이날 방송에서 백종원은 남원, 강릉, 서촌, 포항, 수유 등에서 유명한 동네 빵집을 찾아갔다. 대부분이 30년 이상의 전통을 자랑하는 그 지역의 대표 빵집이었다. 그 중에서도 눈길을 끈 빵집은 강릉인들이 사랑한다는 강릉의 한 빵집. 이곳은 야채빵과 크로켓이 굉장히 유명했다. 특히 간판부터 옛날 정취가 물씬 풍겼다.
하니는 이 빵집의 명인이 만든 크로켓을 한 입 먹고는 “이 맛 안다”며 애타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더니 눈물을 보여 “겨울에 먹었어..옛날 겨울에 엄마랑 동생이랑 우리 집이 힘들었을 때 먹었던 맛”이라며 하며 눈물을 흘렸다. 이 장면은 안방극장에 잔잔한 감동을 안겼다. 하니의 눈물이 빵에 대한 아련한 추억을 건드리며 시청자들의 뭉클함을 자아낸 것.
결정적인 장면이었다. 제작진은 빵을 소재로 가져오면서 시청자들의 추억을 자극해 감동을 주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었을 테다. 하니가 제 역할을 제대로 해냈고, 그러면서 이 에피소드 자체가 풍성하게 살아났다.
걸그룹임에도 꾸밈없이 솔직한 것이 하니의 매력. 이날도 자신의 과거를 꺼내놓고 눈물을 흐리며 진정성을 보여줬고, 시청자들은 뜨겁게 공감했다. 지금의 하니를 ‘대세’ 자리에 올려놓은 것은 ‘직캠’이 아닌 ‘진심’이었다는 것이 한 번 더 입증되는 방송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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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3대천왕'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