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아니면 누가 할까. 같은 몰래 카메라를 두 번 해도 속을 수밖에 없을 정도로 치밀하고 집요한 김태호 PD의 아이디어가 또 하나의 역대급 기획을 탄생시켰다. 그렇게 당해도 11째 속고 있는 멤버들만큼, 이를 보는 시청자들의 재미 역시 커져가고 있다.
지난 9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는 오감 테스트 ‘퍼펙트센스’가 지난주에 이어 방송됐다. 말 그대로 시각, 청각 등의 감각들을 다양한 시험을 통해 시험해보는 내용이었다.
무엇보다 그 시험 내용이 매우 독특했다. 걸그룹 여자친구가 ‘무한도전’ 멤버들의 앞에서 춤을 추는 동안 달라진 것들을 찾아내기, 간식을 먹을 동안 50데시벨이 넘지 않도록 소음 조절하기, 성대모사 하는 인간과 기계 중 진짜 가려내기 등 너무나 ‘무한도전’다운 방식으로 테스트가 진행된 것.
특히 지코, 양세형이 이번 특집의 게스트로 출연해 틈새마다 깨알 웃음을 선사하는 등 맡은 바 이상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김태호PD의 게스트 투입력을 다시 한 번 입증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뭐니 뭐니 해도 유재석의 헬기 몰래카메라였다. 앞서 지난 2일 방송에서 이미 한 차례 진행됐던 몰래카메라였음에도 재미는 두 배였다. 이번에는 가짜가 아닌 진짜 헬기였기 때문.
김태호PD는 시치미를 떼며 유재석에게 업그레이드 된 기중기와 승합차를 보여주고 이번엔 준비를 철저히 했다며 테스트를 해줄 것을 부탁했고, 유재석은 아무렇지도 않게 이에 응했다. 하지만 그가 탄 곳은 승합차가 아닌 헬기였고, 헬기는 여전히 승합차인줄 알고 “진짜 같다”라며 감탄하는 유재석을 태우고 이륙했다.
무엇보다 유재석의 의심을 덜기 위해 “기중기 좀 흔들어주세요”, “이번엔 항공유를 썼어요”라며 천연덕스럽게 거짓말을 하는 김태호PD의 모습이 큰 웃음을 안겼다. 이에 완벽하게 속아 넘어간 유재석은 뒤늦게 사실을 알고 “너 진짜 미친 거 아니니?”라며 “11년째 당하네”라고 분노했다.
그 와중에도 “나중에 스카이다이빙 하겠다고 약속하셨다”라며 집요함을 발휘하는 김태호PD의 모습에서는 다시 한 번 ‘프로 사기꾼’의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 이렇듯 11년째 속고 속일 때마다 미친 듯한 철저함과 예상 밖의 아이디어를 내놓는 그의 사기에 당하지 않을 자 누가 있을까. / jsy901104@osen.co.kr
[사진] '무한도전‘ 캡처.